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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은성수式 소통을 바란다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2019-09-16 06:30 송고
박주평 금융증권부 기자.© 뉴스1
박주평 금융증권부 기자.© 뉴스1
은성수 신임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취임 일성으로 거듭 강조한 '안정·혁신·균형'이라는 금융의 세 바퀴가 굴러가는 현장 방문에 잇따라 나선다. 후보자 시절 금융위 부서의 업무보고를 통해 파악한 현안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책과의 괴리를 좁혀보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찾은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은 위원장은 오는 17일 금융감독원, 정책금융기관 등과 경기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 장비회사 아이원스를 찾아 현장간담회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등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모색한다. 18일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를 찾아 기업인·전문가들로부터 핀테크 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방안(스케일 업)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다. 20일에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서민금융 집행 현장을 점검하고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연다.

이런 행보는 은 위원장이 지난 9일 취임사에서 금융위 직원들에게 당부한 '실효성 있는 정책, 활발한 소통'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되 균형을 잡으려면 금융시장 참여자, 이해관계자와 활발하고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등 시장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금감원과도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주문했다.

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舊 재무부) 공무원 시절부터 특유의 소통능력을 인정받았다. 수출입은행장 재직 시절에는 '낙하산 인사'라고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던 노동조합이 역대 수은 행장 중 처음으로 은 행장에게 지난 2월 감사패를 전달했을 정도다.

하지만 은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서 당면한 과제와 관련한 갈등은 더없이 다양하고 다층적이다. 예대마진에 안주해온 국내 은행이 IB(투자은행), 해외 진출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도록 지원하고, 취약계층이 도덕적 해이 없이 자립할 수 있도록 서민금융을 제공하는 일은 궤가 다르지만 모두 중요한 과제다. 수천억원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연동 파생결합증권·펀드(DLS·DLF) 사태,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제정 등 금융회사, 금융소비자, 정치권 등이 얽힌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한쪽에서는 칭찬을 들어도 다른 한쪽에서는 원망을 듣기 십상이다. 은 위원장의 소통 행보가 취임 직후 일시적인 '경주'가 아니라 '오래달리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최종구 전임 금융위원장도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일부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은 위원장은 뛰어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형성에 강점이 있고, 주변에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 위원장이 이런 강점을 살려 열린 귀와 마음으로 '은성수식(式) 신선한 금융행정'을 펼쳐가길 기대해 본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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