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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상태 상사 추행 피하려다 추락사…대법 "형량가중 정당"

검찰, 준강제추행치사 아닌 준강제추행만 적용해 기소
1·2심 "추락사는 범행 후 정황" 징역 6년→대법서 확정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9-09-13 09:00 송고
서울 서초동 대법원. © News1 이광호 기자

직장 상사의 추행을 피하려다 피해자가 추락사한 사건에서 가해자인 상사에게 '피해자 사망'의 책임을 물어 형량을 가중한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42)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2018년 11월6일 강원 춘천시에서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만취한 부하 직원 A씨(당시 29세)와 둘이 남자 돌아가려는 그를 잡아끌고 자정 이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와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추행 피해 직후인 7일 새벽 이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베란다 창문으로 떨어져 숨졌다. 피해자가 사망했지만 검찰은 준강제추행치사가 아닌 준강제추행 혐의만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은 "피해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귀가하려 했으나 이씨 제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추행을 당한 뒤 이씨 집 베란다 창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며 강제추행죄의 권고형량 범위(징역 1년6월~4년6월)를 벗어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보다도 무거운 형으로, 추행과 피해자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었다.

이씨 측은 준강제추행과 피해자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데도 이를 형량 가중 조건으로 삼은 것은 준강제추행치사죄로 처벌한 것과 마찬가지라 위법하다며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이씨가 만취해 귀가하려던 피해자를 굳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지만 않았더라면, 적어도 강제추행 범행 뒤 피해자가 계속 침실에서 나오려 했던 시점에서라도 그를 집에 데려다주거나 가족 등에게 연락하려 시도했다면 피해자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의 사망이 별도의 범죄사실이 아니라 사실심법원의 재량사항에 속하는 형법상 양형조건인 '범행 후의 정황'에 해당해 1심이 이를 토대로 형량을 가중한 것에 잘못이 없고, 준강제추행치사죄의 권고형량 범위는 징역 11년~15년6월로 1심 선고형량인 징역 6년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들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