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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이영상 못 타도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시즌'

한국인 최초 2점대 ERA 예약, 최초 타이틀홀더에도 도전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9-09-13 06:00 송고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뉴스1 © AFP=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뉴스1 © AFP=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이영상을 못 타더라도 엄청난 성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은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이영상을 예약한 것처럼 보였던 류현진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4경기째 승리가 없다. 8월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원정·5⅔이닝 4실점)을 시작으로 8월24일 뉴욕 양키스전(홈·4⅓이닝 7실점), 8월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원정·4⅔이닝 7실점), 9월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홈·4⅓이닝 3실점) 등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휴식이 필요없다"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류현진이 한 차례 등판을 거르도록 했다. 류현진은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뉴욕 메츠와 원정 3연전을 통해 복귀할 전망이다. 조금 더 쉬고 18일, 19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2연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의 현재 성적은 12승5패 평균자책점 2.45(161⅔이닝 44자책). 최근 4경기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1점대에서 급등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지만 경쟁자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내셔널리그로만 따져도 2위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2.56)와 차이가 크지 않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도 류현진은 더 이상 선두주자가 아니다. 슈어저를 비롯해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등이 류현진과 함께 수상 후보로 꼽힌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오히려 탈삼진을 많이 기록한 슈어저와 디그롬이 수상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많다. 슈어저는 10승5패 평균자책점 2.56 216탈삼진(3위), 디그롬은 9승8패 평균자책점 2.70 231탈삼진(1위)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에서는 류현진(142탈삼진)을 크게 앞선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적만으로도 류현진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하다. 사이영상을 받지 못한다고 해도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남긴 기념비적 성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2점대 평균자책점만 유지해도 새로운 역사를 쓴다. 지금까지 한국인 투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김병현이 애리조나 시절이던 2001년(2.94·98이닝), 2002년(2.04·84이닝) 2점대를 기록했지만 불펜투수로 뛰어 규정이닝에는 못미쳤다.

박찬호가 다저스 시절이던 2000년 기록한 3.27(226이닝 82자책)이 규정이닝을 채운 한국인 투수의 최소 평균자책점 기록이다. 이닝 수에서는 당시 박찬호가 월등하지만, 안정감 면에서는 올 시즌 류현진이 뒤지지 않는다.

최근처럼 대량실점 경기가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류현진은 무난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칠 전망이다. 좀 더 분발해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지켜낸다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타이틀홀더'라는 새역사도 쓸 수 있다. 박찬호가 2000년 탈삼진 부문 2위(217개)에 오른 것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류현진의 올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규시즌을 마치면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다저스는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월드시리즈에서는 1988년 이후 31년만에 우승을 노린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에 류현진도 힘을 보태야 한다.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 각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그런 상의 유력후보로 오랜 시간 동안 꼽혀온 것만으로도 류현진의 올 시즌은 성공적이다. 지금 류현진에게는 사이영상의 수상 여부보다 놀라운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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