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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파' 볼턴 1년6개월만에 경질…트럼프 행정부 대북 정책 변화?

6.12 회담 전 北 반발 '리비아 모델' 옹호…하노이 때도 막후 입김
대북 정책 유연해질 여지 커졌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9-09-11 11:54 송고 | 2019-09-11 14:09 최종수정
경질된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 © AFP=뉴스1
경질된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 © AFP=뉴스1

대북 초강경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번째 국가안보보좌관인 볼턴 보좌관은 그간 대북 강경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준비되고 있던 지난해 4월 업무를 시작하면서 비핵화 방식으로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을 핵심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을 거론해 북한의 거센 반발을 낳았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해 5월16일 담화에서 "(미국이) 리비아핵포기방식이요 뭐요 하는 사이비'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수뇌회담을 비롯한 전반적인 조미(북미)관계전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명백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미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서도 미국의 강경한 입장과 관련해 볼턴 보좌관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진단이다. 당시, '단계적, 점진적 동시교환'을 원했던 북한에 맞서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 원칙을 고수했다.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는 "볼턴 보좌관은 막후에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등 북미 대화 진전에 훼방꾼 노릇을 해왔다"며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면하는 개입 정책을 펴면서 대통령과 불화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에서 근무하기 전 대북 선제 타격까지 옹호했던 볼턴 보좌관이 물러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는 전체적으로 유연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대북 정책 추진에 거리를 둬온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6월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고 몽골로 향했다.

그래서 볼턴 보좌관의 후임으로 누가 임명될지에 관심이 더욱 쏠린다. 미국 언론에선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과 리키 와델 전 NSC 부보좌관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도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비건 대표에 대해선 주러시아 대사 차출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본인은 현재 일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볼턴 보좌관의 경질 배경에는 심각한 이견이 있었다면서 다음 주 그의 후임자를 지명하겠다고 예고했다. 백악관은 찰스 쿠퍼맨 NSC 부보좌관을 볼턴 보좌관의 대행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볼턴 보좌관과 북한의 악연은 깊다. 그는 국무부 차관 시절이던 2003년 7월 서울 강연에서 북한인 수십만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고 수백만명이 극도의 빈곤 속에 신음하고 있다면서 북한인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악몽이라고 묘사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적인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볼턴 당시 차관을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며 맹비난했다. 또 그가 6자 회담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2003년 8월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이 처음 시작됐을 때 볼턴 보좌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2007년 펴낸 회고록 '항복은 옵션이 아니다(Surrender Is Not an Option)'에서 북한의 원색적 비난에 대해 "나의 부시 행정부 재직 기간 중 받았던 최고의 찬사"라고 응수했다. 또 "북한은 우리와 기꺼이 거래하고 우리의 양보를 수용한 뒤 약속을 어긴다. 이런 게임을 그간 성공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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