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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홍콩시위에 성조기 난무, 자충수 될 가능성 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9-09 10:53 송고 | 2019-09-09 11:02 최종수정
8일 홍콩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가두행진을 펼치고 있다. © AFP=뉴스1
8일 홍콩 시위대가 성조기를 들고 가두행진을 펼치고 있다. © AFP=뉴스1

홍콩 시위대가 홍콩 사태에 개입해 달라며 홍콩 주재 영국 영사관과 미국 영사관을 잇달아 방문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홍콩 시위대 수천 명은 8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홍콩 사태에 개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시위에 참가한 일부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흉내 낸 ‘홍콩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썼다.  

한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한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한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자를 패러디한 모자를 쓰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한 시민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자를 패러디한 모자를 쓰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시위대는 미국 영사관 앞에 도착하자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 국가를 제창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민을 대신해 중국을 압박하고, 미 의회가 '홍콩 인권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청했다.

지난 1일 홍콩인 수백명이 영국 영사관 앞으로 몰려가 홍콩인의 영국 영주를 허용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지난 1일 홍콩인 수백명이 영국 영사관 앞으로 몰려가 홍콩인의 영국 영주를 허용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앞서 홍콩 시민 수백 명은 지난 1일 홍콩 주재 영국 영사관에 몰려가 홍콩인의 영국 영주를 허용할 것을 촉구했었다.

홍콩인들은 중국이 반환당시 약속한 일국양제 약속을 어기고 홍콩의 민주화를 탄압하고 있기 때문에 영국이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고 홍콩 시민의 영국 이주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인들은 시위와 별도로 온라인 서명을 통해 영국에 영주권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9만 명의 홍콩 시민이 영국의회 웹사이트에 이에 대한 청원을 했다. 10만 명이 넘으면 영국 의회는 문제의 청원을 정식으로 심사해야 한다.

영국에서도 홍콩인의 꿈을 짓밟아서는 안된다며 홍콩인의 영국 영주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탈EU)를 추구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국제 사회는 홍콩의 민주화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심정적 도움만 줄 수 있을 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 중국을 비판하는 공식 논평을 내놓은 나라는 없다. 홍콩의 식민종주국인 영국마저 공식 논평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그러나 미국도 무역 보복 등 간접적인 보복만 할 수 있을 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다. 미국이 실질적 도움을 주려면 중국과 전쟁도 불사해야 할 것이다.

홍콩 시민들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실질적 성과 없이 중국 인민만 자극하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콩 시위는 인류 역사상 드물게 '리더가 없는(leaderless)' 시위다. 리더가 없는 시위는 유연성과 복원성은 탁월하지만 방향을 돌리기 쉽지 않는 약점이 있다.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에 컨트롤 타워가 있었다면 홍콩 시위대가 무분별하게 성조기나 유니언잭을 대거 들고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리더리스 시위의 한계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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