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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송환법 폐기됐지만 시위는 계속된다…왜?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9-05 06:23 송고
2일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학생들이 시위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4주째 계속되고 있는 반송환법 시위가 중대전기를 맞았다. 4일 홍콩을 대표하는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완전폐기를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시위대의 일부 요구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시위가 수그러들 것이란 예상과 시위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교차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위가 계속될 확률이 높다. 시위대가 요구하는 것 중 일부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현재 홍콩 시위대의 요구사항은 모두 5가지다. △ 송환법 완전 철폐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캐리 람 행정장관 퇴진 및 행정장관 직선제다.

홍콩정청은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 중 한 개만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중 특히 중요한 것이 람 장관의 퇴진 및 행정장관 직선제다.

람 행정장관이 3일 주례 기자회견을 하면서 물을 마시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사실 이번 사태의 계기를 제공한 인물은 람 장관이다. 람 장관은 베이징과 사전 상의 없이 송환법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다 이번 사태를 유발했다. 이것만으로도 해임 사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베이징은 시위가 진행되는 중에 람 장관을 해임하는 것은 시위대에 굴복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고 있다.

베이징은 람 장관 해임카드를 막판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막판에 시위대와 타협하면서 람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람 장관도 사석에서 사임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진정 문제는 행정장관 직선제다. 이는 홍콩의 시민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것이다. 직선에 의해 뽑힌 대표만이 베이징에 할 말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장관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래 지금까지 간접선거로 선출되고 있다.

2014년 행정장관 직선을 요구하는 시위에서 한 청년이 경찰이 쏜 최루가스를 우산으로 막고 있다. 이후 시위는 ‘우산혁명’이라 불리게 됐다. © AFP=뉴스1

지난 2014년 우산혁명 때도 시위대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다. 우산혁명의 발단은 당시 베이징이 친중국계로 구성된 후보 추천위원회의 과반 지지를 얻은 인사 만으로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이었다.

시위대는 이에 항의하다 결국은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위가 장기화되자 홍콩 내에서도 경제 악화를 이유로 시위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시위는 동력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우산혁명은 ‘미완의 혁명’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시위대는 미완의 혁명인 우산혁명을 반면교사로 삼아 직선제를 쟁취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은 베이징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베이징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홍콩의 행정장관에 베이징의 말을 잘 듣는 꼭두각시를 앉혀야 한다. 

그러나 직선제 장관일 경우, 베이징이 아니라 홍콩 주민의 말을 들어야 한다. 결국 베이징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이 홍콩을 이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베이징은 람 장관의 해임을 받아들일 수 있어도 직선제 요구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홍콩정청이 송환법을 공식 폐기했지만 홍콩의 시위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행정장관 직선제가 쟁취될 때까지…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