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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클라우드 대어' 韓 금융시장도 넘본다…네이버·KT·NHN '긴장'

규제 문턱 낮아진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시장 공략 나서
세계 최대 인프라·기술력 '무기'…보안사고 이슈 등은 걸림돌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9-09-04 15:04 송고
스캇 멀린스 아마존웹서비스(AWS) 금융사업 개발 총괄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AWS의 금융분야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AWS 제공)© 뉴스1
스캇 멀린스 아마존웹서비스(AWS) 금융사업 개발 총괄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AWS의 금융분야 사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AWS 제공)© 뉴스1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금융업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스캇 멀린스 AWS 글로벌 금융사업개발 총괄은 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금융기관이 주요 업무에 클라우드를 활용하게 된 규제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멀린스 총괄이 언급한 규제 변화는 올해부터 개인신용정보와 고유식별정보 등 중요정보를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된 것을 말한다.

멀린스 총괄은 "이는 클라우드를 통해 금융산업을 혁신하고자 하는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미 다른 많은 국가들에서도 규제당국이 금융기관이 혁신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앞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카카오페이 등 국내 금융사들과 협업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주로 메신저 등 신서비스나 웹사이트 운영 등 일부 보조적인 업무를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한 것들이다.
금융사들은 주기적으로 정보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차세대' 사업에 수천억원씩을 투자하는 IT시장의 '큰손'이다. 향후 IT 환경에선 클라우드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만큼 이 시장을 두고 국내사들과 외산기업 간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AWS도 이미 작년부터 국내 금융사들과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국내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먼저 넘어야 할 문턱은 금융보안원의 '클라우드 안전성 평가'다. 이미 네이버, KT, NHN 등 국내 기업들은 141개 전 항목을 만족시키며 금융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지만, 글로벌 업체들은 일부 자사 정책과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금융당국과 계속해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멀린스 총괄은 "한국의 주요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과 오랫동안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관명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몇 곳과 함께 평가를 받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클라우드 도입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보안에 대한 우려도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최근 AWS 클라우드를 사용하다 해킹을 당해 1억600만명에 이르는 고객 정보를 유출한 미국 대형 금융사 '캐피탈원' 사고 사례가 심리적으로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멀린스 총괄은 "이런 침입은 클라우드 때문에 발생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어떤 환경에서든 침해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기관들과 클라우드 상에서 어떻게 최대한의 보안을 확보할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사들 역시 '세계 1위' 사업자 타이틀에 걸맞는 인프라와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AWS에 대한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간 '클라우드 골리앗' 아마존도 넘보지 못한 금융권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공략해온 네이버, KT, NHN 등 국내 업체들은 아마존의 가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멀린스 총괄은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며 금융업계의 기술혁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멀린스 총괄은 "금융기관들이 한꺼번에 새로운 클라우드로 옮기는 건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클라우드에 대한 경험을 쌓고 숙련된 인력들이 많이 생기면 자신감이 생겨 점차 더 많은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옮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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