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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리용호, '풍우동주' 북중 밀착과시…김정은 5차 방중 주목

수교 70주년 협력 강조…내달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
북미 협상 재개 변수…"北, 中통해 외교공간 확보"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9-09-04 13:11 송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2018.9.27/뉴스1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2018.9.27/뉴스1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평양 회담을 통해 북중 밀착을 과시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중국 방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협상 주요 분기점마다 중국행을 택해왔다는 점에서 5차 방중 여부와 향후 실무협상을 비롯 비핵화 협상 구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와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2일 평양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최근 한반도 정세와 북중 친선관계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강조하며 "지난 70년 동안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양국은 시종일관 풍우동주(風雨同舟·비바람 속에서 한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병견전행(倂肩前行·어깨를 나란히 하고 앞으로 나간다)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달성한 주요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함께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북중수교 70주년과 양국 정상간 합의 이행을 강조한 왕이 부장의 발언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그가 김정은 위원장의 5차 방중을 요청했다는 관측이 확대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6월 평양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방북 둘째날인 3일에는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 전사자들의 유해가 안장된 평안남도 안주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를 찾아 헌화했다. 전날 리용호 외무상과 회담에는 왕빙난(王炳南) 상무부 부부장, 덩보칭(鄧波淸) 국가국제발전협력서 부서장 등 경제 당국자들을 배석시켰는데, 안보와 경제 양쪽에서 북한의 뒷배임을 과시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현지시간)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해 북한 관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현지시간)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해 북한 관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왕 부장은 방북 일정 마지막날인 4일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면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 베이징에 초대하는 시 주석의 친서가 전달될 수 있다.

그 경우, 김 위원장은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인 10월 1일이나 북중수교일인 같은달 6일을 전후해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정부는 10월 1일 톈안문 광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열 예정인데 여기에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해 북중 밀착을 극적으로 과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주목되는 이유는 현재 교착 국면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직전 2018년 3월과 5월 각각 있었던 1,2차 방중과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전 지난 1월 4차 방중 등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중국 방문길에 오르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방중에 나선다면 조만간 북미 실무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실무협상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과 미중무역협상도 교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은 5차 방중에 대한 전망을 엇갈리게 하는 지점이다.

북미, 미중 교착상황에서 지속되고 있는 북중 밀착 구도는 이를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양측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데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중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거대해진 판 속에 북한 변수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인휘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북한은 하노이 실패에 대한 교훈으로 대미협상력을 극대화 한 상황에서 협상에 나서려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중국과 정상회담 가능성을 통해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기존의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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