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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무역전쟁, 트럼프가 밀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다급 vs 시진핑 느긋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9-04 11:26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곳곳에서 경기 침체 신호가 감지되는 등 미국 경기 침체 기미가 뚜렷한데 비해 중국 경기는 선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는데 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느긋하다.

무역전쟁 초반 관세폭탄으로 중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밀리는 조짐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 장면 1 : 美 제조업 3년 만에 위축, 중국은 회복  

미국 제조업 경기는 약 3년 만에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3일(현지시간)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9.1로, 전월(51.2)에 비해 떨어졌다. 

ISM의 제조업 PMI가 50을 밑돈 것은 35개월 만에 처음이다. 50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으로, 50보다 낮으면 경기가 위축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ISM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 주문이 크게 줄어든 것을 지표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비해 중국의 제조업은 1년 넘게 이어진 미국의 관세 폭탄에도 오히려 회복세를 보였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4로 전월(49.9)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부문이 3년 만에 위축되는 것은 물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등 미국 경기는 곳곳에서 침체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 장면 2 : 트럼프 "중국이 전화했다" vs 중국 "한 적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급한 기색이 역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재선되면 중국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겉으론 중국을 위협했지만 뉘앙스에선 조바심이 묻어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큰 조바심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무역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중국과 통화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전화 통화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중국이 전면 부인한 것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 뉴스1 자료 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전까지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고 자신의 업적을 유권자에게 내보이며 한 표를 호소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당분간 중국 경제에 충격이 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낙선시키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장기전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 장면 3 : 트럼프, 일부 관세부과 전격 연기

트럼프 대통령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또 한 가지 삽화는 관세부과 연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일부터 중국 상품 3000억 달러에 관세 10%를 부과할 것이라고 지난 8월 1일 전격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13일이 지난 8월 13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3000억 달러의 관세부과 대상 품목 중 휴대폰 등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을 12월15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월1일부터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1000억 달러 수준에 그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자들의 쇼핑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관세부과를 미뤘다"고 다소 군색한 변명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를 전격 연기한 것은 침체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관세부과를 격렬하게 반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반발이 본격화되는 등 미중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필자의 생각만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제3국인 일본의 관전평을 보자.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는 3일 미중 양국의 정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불리한 쪽은 트럼프 행정부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위한 최고의 경제 정책은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이라며 미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무역협상 타결 시한은 올해 말 또는 늦어도 내년 봄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지연 전술에 절망해 통화·금융 분야 등으로 전선을 넓히며 폭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제다. 1980년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재선에 실패한 이는 지미 카터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뿐이다. 둘 다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단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급할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 초기 일방적으로 당했던 시진핑 주석은 지금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