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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혼수 장만 끝"…세계 가구·인테리어 모인 '코펀 2019' 문전성시

中企가구조합, 일산 킨텍스서 나흘간 가구·인테리어 박람회 개최
해외 이색가구부터 인체공학 스마트가구까지…소비자 눈길 잡아

(고양=뉴스1) 최동현 기자 | 2019-08-29 17:17 송고
29일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2019 한국국제가구·인테리어산업대전(KOFURN·코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출품된 국내외 가구를 이용하며 쇼핑하고 있다.2019.8.29/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29일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2019 한국국제가구·인테리어산업대전(KOFURN·코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출품된 국내외 가구를 이용하며 쇼핑하고 있다.2019.8.29/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코펀에서 소파랑 원목 선반을 하나씩 샀어요. 품질은 좋은데 값이 저렴해서 자꾸 둘러보게 되네요"
오는 11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씨(32·여)는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19 한국국제가구·인테리어산업대전(KOFURN·코펀)'을 찾았다가 혼수가구를 마련했다.

김씨는 "지난 주말에 유럽에서 주문한 식탁이 있는데 이곳에서 더 좋은 가구를 찾았다"며 "주문을 취소하고 코펀에서 하나 장만할 생각"이라며 웃어 보였다.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가 개최하는 국내 최대 가구·인테리어 박람회 '코펀 2019'가 이날 막을 올렸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중소가구기업 394곳이 참여해 1948개의 부스를 차리고 가정용·사무용 가구부터 스마트 소파, 인테리어 소품 등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터키·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 등 18개 120여개 가구기업도 이국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색 가구와 목공예품을 뽐내며 소비자의 발길을 잡았다.
코펀2019는 올해로 개최 30주년을 맞아 예년보다 성대하게 기획됐다. 참가기업과 부스도 대폭 늘려 킨텍스 전시장 3개 홀을 통째로 빌렸다. 이날부터 9월1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박람회는 개막 첫날부터 수백여명의 인파가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태국 가구업체 문러(Moonler)가 '몽키포드(Monkey Pod)' 원목으로 제작한 이색의자. 2019.8.29/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태국 가구업체 문러(Moonler)가 '몽키포드(Monkey Pod)' 원목으로 제작한 이색의자. 2019.8.29/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작품이야, 가구야?"…18개국 해외 이색가구·인테리어 '눈길'

"이건 작품이에요, 가구에요? 너무 예쁘다"

코펀 행사장 메인 출입구로 들어서자 말레이시아·태국·미얀마에서 건너온 해외가구·홈인테리어 소품 전시관 '한아세안센터'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태국 가구업체 문러(Moonler)가 '몽키포드(Monkey Pod)' 원목으로 제작한 이색의자를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혹시 작품이냐"며 호기심을 보이며 몰려들었다. 업체 관계자가 "특별히 디자인한 의자이니 마음껏 사용하라"고 설명하자 한 관람객은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으며 "너무 예뻐서 작품인 줄 알겠다"고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가구업체 'BSL 퍼니처'도 고무나무로 제작한 1인 가구 전용 식탁을 소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BSL 퍼니처 영업사원 응 차이 양(Ng Chai Yang·33)씨는 "말레이시아 가구 디자이너 빅토리아가 열차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테이블이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테이블 곳곳에 숨겨진 널찍한 수납함을 열어 보이기도 했다.

카펫으로 유명한 터키관도 관람객들이 몰리며 인기를 과시했다. 터키는 전 세계 카펫 시장 점유율 15%를 자랑하는 수출 2위국이다. 이날 터키 카펫 제조기업 '투라 카페트'가 프리미엄 카펫을 출품하자 카펫을 쓸어보다가 지갑을 여는 관람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중소제조기업 '카이닉스'가 29일 코펀2019에 출품한 봉고3 캠핑카. 내부는 자체 제작한 가구로 인테리어했다. 시중가격은 3인승 기준 5700만원.2019.8.29/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중소제조기업 '카이닉스'가 29일 코펀2019에 출품한 봉고3 캠핑카. 내부는 자체 제작한 가구로 인테리어했다. 시중가격은 3인승 기준 5700만원.2019.8.29/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기능성·스마트 앞세운 국산 가구도 인기…캠핑카도 등장

국내 중소기업들도 스마트와 기능성을 앞세운 가구를 선보이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업무용 인체 공학 의자와 데스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스미스S3'는 바이오닉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의자 '포핏체어'를 진열하고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맞춤형 원목가구를 짜주는 '그녀의 가구놀이'도 다채로운 색감과 디자인이 강점인 홈인테리어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가구박람회 단골 '품절' 기업인 대양목재는 이날도 수십명의 인파를 끌어모으며 인기를 자랑했다. 대양목재는 레인트리·월넛·상수리·티크·웬지 등 고급 원목으로 짠 테이블을 소비자가 원하는 길이와 디자인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자체 공장에서 설계·제작·배송이 '원스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행사장 한켠에서는 가구 무료나눔 행사와 소비자가 직접 DIY가구를 만들어보는 체험관이 열렸다. 최근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캠핑카가 등장해 4050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B2B로 유명한 아모스아인스는 이번 행사에서 캐비닛을 무료나눔하기로 결정했다. 아모스아인스는 업계 최다인 1400여개의 조달청 우수제품 모델을 보유한 회사다. 건설·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지난해 연매출 400억원을 달성하며 호조를 누리고 있다.

아모스아인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300억원을 달성해 올해에는 500억원 이상의 실적으로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아모스아인스는 고객에게 감사를 전하는 의미로 캐비닛을 무료나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가성비 캠핑카'로 인기를 얻고 있는 카이닉스도 국내 가구로 인테리어한 3인승 캠핑카를 선보였다. 기아 봉고3와 카라반을 결합한 캠핑카에는 샤워시설과 침대, 에어컨, 난방 등 캠핑에 필요한 시설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지만 시중가격은 57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카이닉스 관계자는 "봉고3 캠핑카는 연간 30대가 생산되고 있다"며 "보다 저렴한 르노삼성 '마스터(MASTER)' 캠핑카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소속 기업 25개 업체가 만든 친환경 공동브랜드 '이로채(iroche)'가 2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코펀2019'에서 공식 브랜드 론칭햇다.(왼쪽)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가 의자와 욕조를 재해석해 디자인한 작품이 전시돼있다. 카림 라시드는 이날 코펀2019에 참가해 '가구의 미래, 컨셉에서부터 인간 경험에 이르기까지'를 주제로 단독 디자인 컨퍼런스를 진행했다.2019.8.29/뉴스1 © 뉴스1 최동현 기자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소속 기업 25개 업체가 만든 친환경 공동브랜드 '이로채(iroche)'가 2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코펀2019'에서 공식 브랜드 론칭햇다.(왼쪽)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가 의자와 욕조를 재해석해 디자인한 작품이 전시돼있다. 카림 라시드는 이날 코펀2019에 참가해 '가구의 미래, 컨셉에서부터 인간 경험에 이르기까지'를 주제로 단독 디자인 컨퍼런스를 진행했다.2019.8.29/뉴스1 © 뉴스1 최동현 기자

◇친환경 브랜드 '이로채' 공식 출범…"첫 연 매출 50억원 목표"

이번 코펀2019에서는 가구조합이 만든 친환경 공동브랜드 '이로채(iroche)'가 공식 출범해 눈길을 끌었다.

이로채는 가구업계 최초로 친환경 자재등급 'SE0'를 획득한 브랜드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자재 등급은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에 따라 'E1 등급(리터당 1.5㎎ 이하)' 또는 'E0 등급(리터당 0.5㎎)'으로 분류된다. SE0 등급은 폼알데하이드를 리터당 0.3㎎ 이하로 방출하는 자재에만 주어지는 최상위 친환경 인증마크다.

이로채 브랜드 참여기업이 되려면 가구조합이 발급하는 단체표준인증을 받고 공인시험기관의 까다로운 제품검사까지 통과해야한다. 하지만 이로채가 가구공룡 '이케아'를 위협할 대항마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장용 이로채 대표는 "브랜드가 공식 론칭을 하기도 전에 25개 기업이 참여했다"며 "수원 1호점을 시작으로 3개 대리점까지 입점할 만큼 이로채에 거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이로채는 이날 브랜드 론칭을 시작으로 사업영역을 사무용과 가정용으로 나눠 국내 B2B 시장과 B2C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예정이다. 이로채의 친환경 가구가 입소문을 타면서 행사 첫날부터 상담 문의가 줄을 이었다.

이 대표는 "경기도의 한 복지센터에서 신축건물에 이로채 가구를 빌트인하고 싶다며 상담 신청을 했다"며 "아프리카, 두바이, 호주 등지로 사무용 가구를 수출하는 등 해외사업도 넓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리점과 참여기업 확장도 예고됐다. 이 대표는 "앞으로 이로채 브랜드 참여기업을 50곳으로 두배 늘리고 전국에 대리점 100곳을 입점할 예정"이라며 "첫해 매출 목표는 40억~5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코펀 행사에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의 초청 강연도 펼쳐졌다. 카림 라시드는 40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400개 이상의 제품 디자인을 협업하고 디자인 수상만 40여개가 넘는 '디자인계 거장'으로 꼽힌다. 그는 이번 행사에도 의자와 욕조를 재해석한 작품을 출품해 이목을 끌었다.

카림 라시드는 이날 자신의 부스 앞에서 '가구의 미래, 컨셉에서부터 인간 경험에 이르기까지'를 주제로 단독 디자인 컨퍼런스 및 토크 콘서트를 열고 가구 디자인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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