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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강요 사회? 욕망?…우리에게 젊음은 어떤 의미일까

코리아나미술관, 젊음 주제로 한 '아무튼, 젊음'전…29일~11월9일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9-08-27 07:10 송고
전지인 작가의 작품. '열다섯 살에는 젖내가 나고, 스물에는 꽃이 피며, 서른에는 불쾌한 냄새가 나더니, 마흔에는 체!'라고 적혀있다.© 뉴스1 이기림 기자
전지인 작가의 작품. '열다섯 살에는 젖내가 나고, 스물에는 꽃이 피며, 서른에는 불쾌한 냄새가 나더니, 마흔에는 체!'라고 적혀있다.© 뉴스1 이기림 기자

사람들은 말한다. '젊음'은 축복이라고, 가능하다면 젊음을 되찾고 싶다고. 특히 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는 젊음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이런 '젊음'이 오늘날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 궁금했다. 미술관은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13팀을 모았고, 그 결과물로 오는 29일부터 11월9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이스 씨 지하 1, 2층 전시장에서 '아무튼 젊음(Youth Before Age)'전을 연다.
박혜진 코리아나미술관 큐레이터는 26일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작가들이 신체, 나이, 세대를 중심으로 다룬 사진, 영상, 설치, 관객참여형작품 등 21점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김가람 작가의 '언발란스'(앞쪽)와 셀린 바움가르트너의 '아무것도'.© 뉴스1 이기림 기자
김가람 작가의 '언발란스'(앞쪽)와 셀린 바움가르트너의 '아무것도'.© 뉴스1 이기림 기자

작가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젊음이 2030 세대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 주목한다. 또한 젊음의 이미지에 집착하는 부정적인 욕망과 규범 등 정형화된 사회가 나이, 세대로 젊음을 가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70대 초반의 페미니스트 작가인 마사 윌슨과 산야 이베코비치는 젊음에 대한 선호는 결국 외모, 신체 등에 대한 과시적인 욕망을 추구하게 된다는 측면을 표현한다. '젊음 강요 사회'에서 나이 든 여성으로서의 고민을 퍼포먼스 영상기록과 사진으로 제시했다.

남성들에게 젊음은 근육질 몸, 권력 등 과시적인 욕구로 드러난다고 생각한 곽남신 작가와 게이 커뮤니티에서 권력으로 작용하는 '젊음'을 다룬 조니 사이먼스는 드로잉과 다큐멘터리로 자신들의 생각을 선보인다.

이들 작품 사이에는 여성 등에게 가해지는 젊음에 대한 압박을 세계 각국의 속담을 통해 보여주는 전지인 작가의 '폴더:직박구리#젊음' 작품이 전시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전시됐다.
작가는 속담에서 지칭하는 대상을 '너, 당신'과 같은 2인칭으로 바꾼 뒤 은경아크릴(거울과 비슷하지만 일부 왜곡돼 비치는 소재) 위에 글자를 새겼다. 작품 앞에 선 관객은 속담이 자신을 지목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젊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아리 세스 코헨의 '어드밴스드 스타일'과 신디 셔먼의 셀카(셀피).© 뉴스1 이기림 기자
아리 세스 코헨의 '어드밴스드 스타일'과 신디 셔먼의 셀카(셀피).© 뉴스1 이기림 기자

50세 이상 현역 무용수들과 협업해 만든 영상, 다양한 연령대의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이 털어놓은 나이에 대한 고민, 다양한 패션의 복장을 착용한 노인들의 사진으로 통념화된 노인의 이미지를 깨도록 하는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젊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김가람 작가의 신작 '언발란스'는 젊음에 대한 양면성을 표현한 짝짝이 롤러스케이트(한쪽은 일반신발, 한쪽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롤러장을 도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이 기억하는 젊음을 소환하게 된다.

또한 그래픽영상스튜디오 입자필드의 '2019년 7월4주 연령별 앱 설치 분포 현황조사' 작품도 전시된다. 우리나라의 연령별 앱설치 분포를 시각화한 작업으로, 디지털 시대에서 소외돼가는 노년층의 모습과 세대 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젊음이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겉으로 드러나는 멋지고 아름다운 젊음에 대한 이미지만을 바라보고 추구하려 한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입자필드의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입자필드의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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