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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3개월-②] 인민군 진짜 투입할까?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8-26 13:41 송고 | 2019-08-26 14:09 최종수정
편집자주 홍콩 시위대가 첫 시위를 벌인 때가 6월9일이다. 벌써 홍콩 시위가 3개월이 되는 셈이다. 홍콩 시위의 원인, 중국 공산당의 입장, 앞으로 시위는 어떤 양상을 띨지 등을 점검해 보았다.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에 배치된 인민무장경찰이 훈련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원준 기자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에 배치된 인민무장경찰이 훈련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원준 기자

홍콩 시위와 관련,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중국 지도부가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할 것이냐 마느냐이다.
베이징은 국제사회의 반발이 두려워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인민군을 투입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부터 준군사조직인 인민무장경찰이 홍콩 인근인 선전에 주둔하고 있다. 여차하면 홍콩에 들어갈 태세다. 

◇ 인민군 투입 부작용 너무 커 : 그러나 중국이 홍콩에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첫째, 올해는 천안문 30주년이다. 만약 베이징이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 시위를 진압한다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제2의 천안문 사건이 될 것이고, 홍콩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진영과 중국을 비롯한 전체주의 진영의 대결로 비화할 수 있다.
둘째, 중국은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미국이 홍콩 문제를 무역전쟁과 결부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그러나 베이징이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하면 미국은 홍콩 문제를 무역전쟁과 연계시킬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시위 초기 홍콩 문제에 대해 언급을 삼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홍콩 문제를 무역전쟁과 연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중국이 과거 천안문시위 때처럼 무력 진압에 나설 경우 무역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루빨리 무역전쟁을 끝내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당면 과제다. 중국 지도부가 무역전쟁 확전을 감수해가면서까지 홍콩의 시위를 강경 진압할 이유가 없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이다. 중국 공산당의 마지막 과업이 대만을 흡수해 천하통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중국은 ‘일국양제’로 대만을 통일하려 하고 있다. 만약 베이징이 인민군을 홍콩 시위 현장에 투입한다면 이는 일국양제를 깨는 것이다. 베이징이 홍콩에 인민군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한 뒤 대만과 일국양제로 통일하자고 한다면 대만인들은 콧방귀를 뀔 것이다.

원래 일국양제란 아이디어 자체도 홍콩이 아니라 대만을 겨냥한 것이었다. 일국양제는 1983년 처음 나왔다. 덩샤오핑은 1983년 6월 미국 뉴저지주의 시턴홀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를 하고 있던 대만 출신 윌리엄 양(양리위, 楊力宇)의 도움으로 일국양제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았다. 

UN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덩샤오핑 - 바이두 갈무리
UN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덩샤오핑 - 바이두 갈무리

당시 덩샤오핑은 통일이 돼도 대만은 향후 50년간 기존의 사회 및 경제 체제는 물론 군대까지 그대로 유지할 것이며, 중국이 원하는 것은 나라 이름을 ‘중화민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바꾸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반환이 다가오자 1997년 홍콩에 일국양제를 먼저 적용했을 뿐 당초 일국양제는 대만 통일을 위한 것이었다. 대만 때문에라도 인민군의 홍콩 투입은 힘들 것이다. 

◇ 베이징, 인민군 투입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 : 베이징이 인민군 투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홍콩의 민주화 열기가 대륙에 침투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천안문사건 때 인민군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했다. 1989년 4월 22일 밤 시안(西安)에서 성(省) 정부를 습격하고 검찰청과 법원에 방화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시위가 전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었다. 당시 중공 중앙은 시위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베이징에 인민군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맨몸으로 탱크를 저지하고 있는 시민 - 바이두 갈무리
맨몸으로 탱크를 저지하고 있는 시민 - 바이두 갈무리

그렇다면 홍콩을 보자.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대륙의 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륙의 라오바이싱(老百姓, 일반백성)들은 인민군을 조기 투입해 홍콩 시위를 빨리 진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홍콩 시위대가 12일~13일 공항을 점거했을 당시 환구시보의 기자를 집단폭행하고, 수 명의 일반 중국인들에게 집단린치를 가하자 SNS상에서 이 같은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 홍콩 시위가 대륙으로 번질 가능성 거의 없어 : 즉 홍콩의 시위가 다른 도시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서방 민주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홍콩은 중국에서는 완벽하게 고립돼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리하게 인민군을 홍콩에 투입할 이유가 없다.

중공 중앙은 홍콩에 인민군 투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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