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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푸틴, 정상회담서 '입씨름'…"당신 나라 시위는…"

마크롱이 러 공정선거 집회 언급하자 푸틴 반박
푸틴 "노란조끼 시위같은 것 안 일어나길"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9-08-20 07:58 송고
19일 프랑스 남부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로이터=뉴스1
19일 프랑스 남부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서로 상대국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언급하며 공개적인 언쟁을 벌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먼저 모스크바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정선거 촉구 시위를 거론하며 자유의 중요성을 설파하자,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프랑스 사회를 뒤흔든 노란조끼 시위 같은 사태가 러시아에선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반박했다.

이들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를 5일 앞두고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마크롱 대통령의 여름 별장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실시했다.

회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여름을 항의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선거에 출마할 자유라고 부르고 싶다"면서 "러시아에서도 이런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오는 9월 야당 후보들의 시의회 선거 출마를 금지한 이후 한 달 넘게 선거 출마의 자유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처음에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 발언을 무시했지만, 모스크바 시위에 대한 후속 질문에서 "법에 따라 일이 처리되고 있으나 프랑스처럼 상황이 커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 노란조끼 시위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이 기간 11명이 사망하고 2500명이 다친 이른바 노란조끼 시위 관련 사건들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런 사건이 러시아 수도에서 일어나는 것을원치 않으며, 우리 국내 정치 상황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전될 수 있도록 엄중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란조끼 시위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反)정부 운동으로,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종종 폭력적인 장면이 연출돼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러시아는 이 시위 배후에서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최소한 노란조끼 시위대는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에 러시아와 프랑스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부정확하다고 반론을 펼쳤다.

그는 "노란조끼 시위대는 유럽 선거에도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고, 지방선거에도 나설 수 있다"면서 "나는 그들이 선거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기쁘다. 왜냐면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항의할 수 있고 선거에 나갈 수 있는 나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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