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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중국산'으로 돈 쓸어담더니…트럼프 만나선 애꿎은 '삼성탓'

팀 쿡 애플 CEO, '관세폭탄' 주범 트럼프 만나 삼성 거론..'물귀신 작전'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19-08-20 06:30 송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애플은 관세를 부과받는데, 삼성은 내지 않는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Photo by SAUL LOEB / AFP)

"애플은 관세를 부과받는데 삼성은 내지 않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아이폰을 중국에서 조립·생산해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극대화한 애플이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에 발맞춰 삼성전자를 끌어들인 것을 두고 '물귀신 작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물론 중국 화웨이도 가세한 '폴더블폰'(접는폰)의 혁신을놓친 애플이 미국 자국주의에 편승해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발(發) 관세폭탄에...애플 '생산 다변화' 대신 '삼성탓'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 활주로에서 기자들과 만나 "팀 쿡이 중국에 대한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 삼성전자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플 제품이 수입 관세의 대상이 되며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겪게 될 어려움과 관련해 좋은 사례를 들어 알려줬다"며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를 내지 않는 매우 좋은 회사와 경쟁한다면 애플이 관세를 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덧븥였다.

팀 국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면서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정부는 오는 9월1일부터 3000억달러(약 363조3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트럼프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내세웠지만 폭스콘을 통해 아이폰을 전량 중국에서 조립하고 있는 애플도 '관세 폭탄'을 맞게 됐다.

이에 팀쿡은 자유무역주의 정신을 훼손한 미국 행정부에 '반발'하는 대신 관세폭탄에 자유로운 삼성전자를 걸고 나선 것이다. 

애플은 지난달만해도 중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고 트럼프는 트위터에 "(애플은) 미국에서 생산해라. 그러면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게시하기도 했다.

결국 애플이 자국발(發)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국 생산 비중을 낮추면 되지만 애플은 '생산 라인 다변화' 대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언급하며 '물귀신 작전'에 나선 셈이다. 

◇애플 중국 생산기지 활용해 수익성 극대화

현재 애플은 아이폰·맥북 등 전자 제품의 대부분을 폭스콘 등 중국내 협력업체를 통해 위탁생산(EMS)하고 있다. 관세가 예고된 수입품 중 스마트폰(아이폰)·랩탑(맥북)·PC(맥) 등 애플의 주력 제품이 대거 포함되면서 애플은 '비상'이 걸렸다.

애플은 삼성전자에 비해 점유율은 낮지만 '수익성'면에서는 세계 최강이다.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서 조립하고 있는 폭스콘에 일임하면서 제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덕분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중국산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천명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애플은 뒤늦게 '살 길'을 찾아 중국 내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CNBC는 애플은 지난 6월 중국 내 생산시설을 최대 30%까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애플의 생산 라인 변화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연말 소비 진작'을 이유로 아이폰, 아이패드, 노트북 컴퓨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10%관세 부과' 시점을 12월15일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삼성전자 제공) 2019.2.18/뉴스1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 (삼성전자 제공) 2019.2.18/뉴스1

◇삼성, 작년부터 생산라인 '중국→동남아' 이전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빠른 생산라인 다변화'에 나섰다. 현재 삼성은 중국 외에도 한국·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 등 6개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중국 톈진(天津)과 후이저우(惠州) 2곳에서 스마트폰 생산 시설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12월 중국내 점유율 부진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톈진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다. 올해는 후이저우 공장도 감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삼성은 일찌감치 중국의 생산라인을 줄인 대신 인건비가 더 낮은 베트남 등 동남아로 생산라인을 이전해왔다.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부분은 현재 대부분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스마트폰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다. 

애플 역시 생산라인 다변화를 일찍 시작했더라면 삼성처럼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관세 문제를 겪지 않을 수 있었지만 미국 정부의 '규제 서슬'에 편승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애플에게
애플에게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압박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K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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