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N딥:풀이]① '캠핑클럽' PD "키워드는 '친구'…불화·갈등 부각NO"(인터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8-19 13:30 송고 | 2019-08-19 15:01 최종수정
JTBC '캠핑클럽' 제공 © 뉴스1
JTBC '캠핑클럽' 제공 © 뉴스1

"나도 친구들과 저렇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


많은 시청자들이 JTBC '캠핑클럽'을 보는 이유다. '연예인'인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 등 핑클 멤버들의 일상도 궁금한 지점이었지만, 어느새 친구들 앞에서는 '무장해제'돼 속이야기를 꺼내고 오롯이 '내'가 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 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달 중순 처음 방송된 '캠핑클럽'을 이끄는 마건영 정승일 PD를 만났다. 마건영 PD는 '효리네 민박' 시즌 1, 2를 연출하며 이효리와는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두 번의 시즌을 함께 하며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는 사이가 된 마 PD는 어느 날 이효리와의 대화에서 핑클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데뷔 20주년이었던 지난해 멤버들을 만나고 온 이효리는, 오랜만에 마음 통하는 친구를 만난 듯 행복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제작진은 '캠핑클럽'을 떠올렸다. 잊고 있던 친구를, 그리고 잊고 살던 내 모습을 찾는 여행을 떠올리며.

마건영 정승일 PD와 이야기를 나눴다.
 
JTBC © 뉴스1
JTBC © 뉴스1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왜 핑클인가.

▶(마건영 PD, 이하 마건영) '효리네 민박' 이후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제작진도 많이 가까워졌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이를테면 '요즘 넷플릭스 이런 것 보는데 재미있더라' 등의 이야기도 나눴다. 자연스럽게 다른 멤버들의 근황도 알 수 있었다. 작년에 모였는데 그때의 감정이 너무 좋았다고 말을 하더라.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어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프로그램을 옮겨오고 싶었다. 네 명이 모였을 때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효리네 민박'과 달리 '캠핑클럽'의 키워드는 '친구' '여행'이다.

▶(마건영) '효리네 민박'이 한 곳에서 진행되는 차분한 느낌이었다면 '캠핑클럽'은 친구들과의 여행이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여행을 떠나면 우리 모두 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지 않나. 철없던 나로 돌아가는 느낌일 거다. 이효리를 포함해 옥주현 성유리 이진 모두 핑클 활동하던 초창기로 돌아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 꼭 연예인의 이야기보다, 우리 모두 공통적으로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의 반가움과 설렘, 익숙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JTBC © 뉴스1
JTBC © 뉴스1

▶(정승일 PD, 이하 정승일) 친구들의 여행으로 보인 것은 핑클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준 덕이 큰 것 같다. '이거 예능이다' '방송이야'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딱 자기 감정에 충실하게 임해준 것 같다.

-이효리는 리얼리티 경험이 있지만 다른 멤버들은 없다. 그 점에서 고민하지는 않았나.

▶(마건영) 리얼리티는 제작진과 출연진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연진의 욕심, 제작진의 욕심이 생기면 서로 불편한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멤버들은 그걸 잘 이해하고 서로 합의하면서 믿음이 생겼고 더욱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JTBC '캠핑클럽' 마건영 PD / JTBC 제공© 뉴스1
JTBC '캠핑클럽' 마건영 PD / JTBC 제공© 뉴스1

-멤버들에게 당부했던 것이 있나.


▶(마건영) 없었다. 다만 사전에 합의는 있었다. 제작진이 선을 잘 정할 테니 믿고 해달라고 했다. 하나 하나 신경을 쓰면 그건 여행이 아니지 않나. 그 점을 말씀드렸다.

▶(정승일) 처음에는 멤버들이 '뭐를 좀 시켜달라'고 하더라.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 나온 말이다. 방송인데 그냥 여행해도 되나 싶었을 거다.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임해달라고 했다.

▶(마건영) 처음에는 '멤버분들이 차에서 못 잔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일주일 동안 너무 편하게 지내시더라.(웃음) 옥주현씨가 평소에 불면증이 있었는데, 잠을 잘 잤다면서 '동지들이 있어서 그런가'라고 하시더라.

-멤버들에 '캠핑클럽'을 하자고 연락한 것은 이효리였나.

▶(마건영) 아니다. 누군가 한 명이 주도해서 섭외를 하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다들 모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의견만 확인하고 제작진이 다 개별적으로 만났다. 이제 모여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JTBC '캠핑클럽' 정승일 마건영 PD(왼쪽부터) /JTBC 제공© 뉴스1
JTBC '캠핑클럽' 정승일 마건영 PD(왼쪽부터) /JTBC 제공© 뉴스1

-핑클 멤버들의 재결합이 어려운 것이 불화라는 대중의 오해도 있지 않았나. 그 점을 어떻게 다루려고 했나.


▶(정승일) 시간으로 보면 핑클로 4~5년 정도 활동했고, 그 이후의 시간이 14년이다. 그게 워낙 길었던 것이다. 불화가 있고 그걸 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풀지 않았다.

▶(마건영) 대중이 느끼기에는 '이효리씨가 이진씨와 머리를 잡고 싸웠다', '만나면 만나는 사이다'라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다. 이 점에 초점이 맞춰지고 부각되니까 더 극대화되는 것 같다. 사실 일반적인 인간관계도 갈등만 부각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제작진은 실제 감정선을 잘 전달하려고 했다. 두 분이 편한 사이이지만 만날 때 조금 어색함이 있을 수 있다. 이때 (갈등을 부각하는) 과잉된 자막을 넣는 것이 지금까지의 예능 프로그램의 관습인데 그걸 안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톤다운'을 시키려고 했다.

-'캠핑클럽'에 대한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

▶(마건영) 이효리씨는 보고 '이 부분 편집은 누가 한 거야? 너무 좋다'고 피드백을 해준다. 처음에 멤버들과 대화를 하다가 우는 장면에서 선우정아씨의 노래가 배경으로 쓰였는데 그 장면을 되게 좋아했다. 제작진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자막으로 뭔가를 꾸며내거나 음악과 표정으로 몰아쳐서 그리고 싶지 않았다.

JTBC © 뉴스1
JTBC © 뉴스1
-이효리씨에 대한 정보는 많았을 테고 다른 세 명은 처음 만난 것 아닌가. 첫인상이 어땠나.

▶(마건영) 같이 일하지 않으면 제작진도 대중과 정보량이 비슷하다.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되게 다른 포인트가 나왔다. 옥주현씨가 '센 캐'(센 캐릭터)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엄청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부분이 있다. 성유리씨는 꽃봉오리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입담이 좋다. 이진씨는 새침한 면이 있을 것 같지만 방송에 나오듯이 다양한 면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분들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캠핑클럽'이 이진씨의 재발견이라고 한다.

▶(정승일) 예능이나 쇼프로그램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매력인 것 같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편하게 매력이 드러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제작진과 만났을 때도 언뜻 다양한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확실히 멤버들과 있으니 더 편하게 자기 모습을 보여준다.

▶(마건영) 실제로 핑클 당시 팬들은 이진씨의 코어팬덤이 제일 컸다고 하더라. 좋아하는 사람들이 깊게 빠지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매력이 많은 사람이다. 이들의 수다가 너무 재미있다. 모니터링을 24시간 하다 보면 지칠 법도 한데, 수다가 넘 재미있어서 잠도 안 오더라.

<[N딥:풀이]②에 이어>


ichi@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