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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모인 최태원 회장 3남매…그들의 행보는

중국通 차녀, 美 근무 첫발…'균형적 국제감각 수업'
'바이오 외길' 장녀, 전문성 더 높이기 위해 美 유학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9-08-17 08:00 송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최민정 중위가 2017년 11월 인천 중구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전역신고를 하고 있다.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제공)2017.11.30/뉴스1 © News1 주영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와 차녀가 최근 잇따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번 근무·유학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오며 그룹 내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장남이 미국 유학 중이었기에, 최 회장의 3남매가 처음으로 미국에 모이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1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의 차녀 민정씨(28)는 지난 16일부터 미국 워싱턴 DC에 사무소가 있는 대외협력총괄 산하 인트라(INTRA·International Trade & Regulatory Affairs) 조직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민정씨가 SK그룹 관계사에 취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트라는 SK하이닉스의 국제 통상과 정책 대응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최근 미국·중국의 무역분쟁 등 거대한 글로벌 통상 이슈가 발생하며 그룹 내에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민정씨에게는 중요한 배움의 장이 될 전망이다. 직급은 대리급이지만, SK하이닉스가 올해 통일한 직급 호칭인 TL(Technical Leader)로 불린다.

그동안 민정씨의 경력은 중국에 쏠렸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해군 자원입대를 거쳐 입사한 첫 직장도 중국의 투자회사인 홍이투자(Hony Capital)였다. 지금까진 대학부터 직장까지 중국을 기반으로 해 글로벌 자본시장과 인수합병(M&A), 투자 등에 대한 지식과 실무를 쌓은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또 다른 2강(强)인 미국의 중심부에서 업무를 배우게 돼 균형적인 국제 감각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14일 민정씨의 입사와 관련해 "그동안의 경력을 살려 글로벌 비즈니스가 많은 SK하이닉스에서 국제 경영 이슈 및 통상, 규제 정책 관련된 업무를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정씨는 대학 졸업 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후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에 승선해 아덴만에 파병되기도 했다. 재벌가 자제인 여성이 일반 남성들도 기피하는 군대를 스스로 선택한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중국 유학 시절에도 집에 의존하는 대신,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학비도 장학금으로 마련하는 등 자립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회장의 장녀 최윤정씨© News1

장녀 윤정씨(30)는 오는 9월부터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생명정보학) 석사 과정 공부를 시작한다. 윤정씨는 현재 한 반도체 관련 벤처회사에 근무하는 남편의 미국 주재 근무가 결정되자, 함께 하기 위해 현재 근무 중인 SK바이오팜을 휴직하고 2년 동안의 미국 유학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학은 SK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 부문을 좀 더 깊게 공부하려는 목적도 있다. 생명공학과 정보학을 합성한 단어인 바이오인포매틱스는 컴퓨터를 이용해 유전자 정보 등 바이오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신약 개발 등을 지원하는 기술로, 바이오 산업의 핵심이다.

이 분야는 그동안 윤정씨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뇌과학 연구소에서 2년 동안 연구원으로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하버드대 물리화학 연구소와 국내 제약사 인턴을 거치는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2017년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에 입사해 현재까지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일했다. 최 회장 역시 제약·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을 앞으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윤정씨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 후 유학을 마친 윤정씨가 복귀할 때는 SK그룹의 바이오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남인 인근씨(24)는 현재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인근씨는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와 미국 하와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2014년 브라운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바 있다. 다만 브라운대가 위치한 로드아일랜드주는 윤정씨가 공부하는 캘리포니아주(스탠포드대), 민정씨가 근무하는 워싱턴DC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같은 미국에 있어도 오누이가 함께하는 시간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