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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후손 자랑스러워"…상해 임시정부 울린 "대한독립 만세"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 초등학생 260명과 '임시정부 역사탐방'
韓 관광객도 임시정부 찾아 100주년 축하…외국인도 "한국 응원"

(상해=뉴스1) 최동현 기자 | 2019-08-15 10:00 송고 | 2019-08-16 04:04 최종수정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덕신하우징 주최로 '광복절 상해 역사문화탐방'을 나선 독립유공자 후손 어린이들이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아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2019.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제가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요"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양승목군(12)은 벅찬 얼굴로 "일제(日帝)와 싸운 고조할아버지의 자손이어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군의 고사리손에는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양군은 독립유공자 양두환씨의 4대 고손이다. 그는 "고조할아버지는 3·1운동 당시에 항일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3번이나 잡히셨다"면서 "풀려나서도 계속 항일운동을 하시다가 4번째 잡히셨을 때 결국 돌아가셨다"며 고조부의 행적을 또렷이 기억했다.

양군은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68)과 함께 고조부의 얼이 서린 중국 상해 땅을 밟았다. 또래 독립유공자 후손 14명과 전국에서 모인 초등학생 250명도 함께였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은 이날, 상해 임시정부 청사는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태극기 물결로 휩싸였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방문한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이 독립유공자 후손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8.14/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덕신하우징, 독립유공자 후손 등 꿈나무와 상해 임시정부 탐방

학생들과 함께 임시정부 청사 앞에 선 김 회장은 "꿈나무들이 100년 전 선열의 독립운동을 보고 애국심이 솟아나길 바란다"며 "'어떻게든 잘살아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돌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그가 입은 흰색 반소매 티에는 '광복절 상해 역사문화탐방' 글귀가 선명했다.

역사문화탐방은 김 회장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국가관에 따라 덕신하우징이 6년째 이어오고 있는 애국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 2013년 백두산 천지를 시작으로 탐방을 시작한 덕신하우징은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상해로 독립유공자 후손과 사회취약계층 학생들을 초청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중국 상해 황푸(黃浦)구의 한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다. 1926년부터 1932년까지 독립운동 전초기지로 사용된 마지막 청사다. 주변 도로는 온통 현대식 상가로 탈바꿈한 지 오래지만, 임시정부 청사는 빨간색 돌담으로 둘러싸인 채 100년의 세월을 꼿꼿이 견뎌내고 있었다.

검은색 철문을 열자 이승만·박은식·이상룡·김구 등 독립운동가의 초상화가 가지런히 걸린 좁은 복도가 방문객을 맞았다. 복도 건너편에는 가마솥과 2인 식탁이 마련된 부엌이 차려져 있다.

한 사람이 겨우 올라갈 수 있는 가파른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면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 선생의 집무실과 임시정부 집무실이 나온다. 달랑 방 한 칸에 책상 하나를 겨우 들인 수준이었지만, 학생들은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고 집무실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본 독립유공자 신태의씨의 증손 신지민양(11)은 "비좁은 청사 안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며 "목숨 바쳐서 어려운 일을 하신 증조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맞은 15일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김구 선생 집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2019.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일본 여행 취소하고 임시정부 찾았다"…외국인도 "한국 응원해"

휴가철을 맞아 중국을 방문한 우리 국민들과 상해 도심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속속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유적지를 찾았다.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가 행선지를 바꾼 가족부터 여행사 깃발을 앞세운 단체 관광객까지 순례 행렬이 이어졌다.

중학교 3학년 딸과 함께 상해로 가족여행을 왔다고 밝힌 이진씨(46·여)는 "도쿄여행을 준비했다가 자녀 교육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 중국 상해를 찾았다"며 "임시정부 유적지 관리와 홍보에 더 신경써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역사를 알고 이곳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 사회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불매운동을 계속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 동료와 함께 상해로 여행을 왔다는 김나현씨(31·여)도 "중국을 와보니 내일이 광복절이어서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았다"며 "우리 선조의 항일운동 역사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어 의미가 깊었다"고 전했다.

김씨도 한일갈등과 불매운동에 대해 "여행을 하다가 목이 말라도 일본제품인 포카리스웨트는 먹지 않고 있다"며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커녕 경제보복을 하는 일본에 적극 맞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상해에 거주하는 한인사회에서도 불매운동 바람이 한창이다. 2년째 중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준희씨(39)는 "한일갈등은 이곳 한인사회에서도 큰 이슈"라며 "한인 사이에서도 '일본제품은 이용하지 말자'는 말이 오가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아 한국을 응원하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유튜버로 활동하는 베아트리체 코스타 서자(26·브라질)는 "한국에서 살면서 역사를 배우다 보니 동질감을 느낀다"면서 "한국을 응원한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상해 임시정부 유적지는 광복절만 되면 일평균 500여명이 찾는 명소지만 일본의 '과거사 청산'은 아직 풀지 못한 숙원이다. 임시정부 유적지에서 3년째 안내를 맡고 있다는 장산씨는 "3년 동안 임시정부 유적지를 찾은 일본인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올해 초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연로한 한국 관광객이 유적지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며 "김구 선생의 동상을 어루만지며 흐느끼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 학생들은 8·15 당일인 이튿날에는 매헌(梅軒)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인 상해 루신공원(옛 홍커우공원)을 찾아 애국가와 아리랑을 연주에 맞춰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며 윤 의사의 애국을 기렸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중국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가 한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9.8.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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