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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에 '일제 부역' 역대 읍면장 사진 버젓이 걸려 '논란'

"조선총독부 임명한 면장 게시는 역사 의식 부족"
진도읍사무소 "아픈 역사도 역사, 철거 계획 없다"

(진도=뉴스1) 박진규 기자 | 2019-08-15 08:00 송고
전남 진도군 읍사무소 회의실에 걸려 있는 일제강점기 시절 역대 면장들 사진. /뉴스1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이한 가운데 전남 진도군 읍·면사무소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임명한 전임 읍면장들 사진이 아직도 게시돼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진도 주민들에 따르면 진도읍사무소 2층 회의실 벽면에는 그동안 진도읍·면장을 역임했던 분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김영기 초대면장(1910.6.22~1921.6.23)부터 1979년 5월 1일 진도면이 진도읍으로 승격되기 전까지 16명의 면장사진이 순서대로 게시돼 있다.

특히 10대 면장은 이름도 창씨 개명된 '복도이랑(福島二郞)'(1944.3.31~1946.2.10) 이란 이름으로 기재돼 있다.

이후 진도읍 승격부터는 현재까지 16명의 읍장들 얼굴 사진이 면장들 아랫줄에 연이어 배치됐다.

진도읍사무소 뿐만 아니라 진도지역 면사무소 여러 곳에도 일제시대 임명된 면장들 사진이 여전히 게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총독부는 1910년 행정체계를 개편하고 '조선총독부 지방관 관제'를 공포한 뒤 도, 군, 면 체계를 추진했다.

이에 맞춰 군수와 면장 등을 임명해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및 징병, 강제 공출 등 수탈의 첨병 역할을 맡겼다.

주민들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국권침탈로 조선총독부가 임명한 면장들 사진을 철거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주민 박모씨는 "무조건 친일파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일제 강점기 당시 면장들이 일제에 부역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진실"이라며 "일제강점기 각종 수탈의 첨병 역할을 맡은 행정 책임자들을 일선 행정기관에 게시하고 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조선총독부를 우리 정부의 역사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최모씨는 "조선총독부 관리들의 사진을 일괄적으로 걸어 놓은 것은 그릇된 역사 인식의 발로이며 역사를 기록하는 것과 기념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35년 동안 당시 조선총독부로부터 임명받은 면장의 사진은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라도 즉각 철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진도읍측은 이런 논란에도 조선 총독부가 임명한 면장들 사진에 대한 철거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진도읍 관계자는 "일제 강점기 면장 사진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은 있으나, 이분들이 면장을 지낸 건 사실"이라며 "아픈 과거도 역사이듯, 역대 면장들의 행적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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