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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 돌려달라"…붕대 감은 홍콩 민주주의

11일 집회서 경찰이 쏜 탄환 맞아 오른쪽 눈 실명
공항 '셧다운' …12~13일 300여편 항공편 취소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9-08-13 14:26 송고 | 2019-08-13 16:52 최종수정
11일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한 여성이 실명한 것에 항의해 12일 홍콩 공항터미널 안에서 안대를 착용한 시위대. © 로이터=뉴스1

월요일(12일) 아침 홍콩 시민 수천명이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했다. 이들은 전날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에 맞아 여성 시위 참가자의 오른쪽 안구가 파열된 것에 분노하고 있었다. 

13일 CNN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안대를 쓰거나 붕대를 감은 채 "부패한 홍콩 경찰은 내 눈을 돌려달라" "파렴치하다"고 외치며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공항을 가득 메운 '눈을 돌려달라(還眼)'는 외침은 홍콩 시위를 '폭동' '테러'로 규정하고 군 투입을 시사한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이기도 했다. 

11일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한 여성이 실명한 것에 항의해 포스트잇으로 눈을 가린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비해 착용한 헬멧에는 '눈을 돌려달라'고 적혀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뉴스1

시위대는 "경찰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가진 게 없다. 그게 바로 당신이 우리를 쏜 이유인가" 등의 현수막을 들고 경찰의 무력 진압을 규탄했다. 

공항 곳곳에는 검은 스프레이로 '눈에는 눈'이라는 낙서도 눈에 띄었다. 경찰이 쏜 탄환에 시력을 잃은 여성 시위 참가자와 함께 정부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11일 홍콩 침사추이에서 열린 집회 도중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오른쪽 안구가 파열된 여성 시위 참가자. (CNN) © 뉴스1
12일 홍콩 국제공항 점거 시위에 참가한 한 60대 남성은 "이제 (시위를) 그만둘 수 없다. 끝까지 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멈추면 홍콩은 끝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 쿼츠(Quarz)의 메리 후이 기자 트위터 계정.) © 뉴스1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이 여성은 11일 침사추이 집회에서 오른쪽 눈과 상악골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6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실명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위대는 이튿날 공항으로 몰려가 입국장을 점거했다. 이에 홍콩 공항당국은 이날 오후 4시30분을 기점으로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선언했고, 12일 오후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3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지난 4월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로 범죄자를 강제 송환할 수 있도록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지난 6월9일 이후 11주째 이어지고 있다. 

12일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한 시위 참가자가 "우리는 이 사회에서 가진 게 없다. 그게 당신이 우리를 쏜 이유인가"라는 종이를 들고 정부에 항의하고 있다.  (미국 매체 쿼츠(Quarz)의 메리 후이 기자 트위터 계정.)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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