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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광복절 마케팅하면서 '일본해' 표기…한불모터스 이중적 행보

佛 시트로엥·DS 韓홈페이지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송승철 대표, 한불모터스는 토종기업이라 자랑했는데…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9-08-12 16:34 송고 | 2019-08-13 13:53 최종수정
시트로엥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동해 대신 일본해가 표기 돼 있다. © 뉴스1
시트로엥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동해 대신 일본해가 표기 돼 있다. © 뉴스1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시트로엥과 DS 오토모빌이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들조차 한국 홈페이지에는 동해와 독도를 단독 표기한 것에 비하면 대비되는 행보다. 특히 시트로엥과 DS를 수입하는 공식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최근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활용하려는 듯 8·15 광복절을 맞아 애국마케팅을 전개하는 이중적 행태까지 보였다.  

12일 시트로엥 코리아 홈페이지의 딜러네트워크와 서비스센터 찾기 메뉴를 이용해본 결과 지도 상에 '동해'와 '독도'가 아닌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가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육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도를 확대하면 그제야 '일본해(동해)'로 병행 표기된다. DS 한국 공식사이트의 전시장 찾기 메뉴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DS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맵 한국판 대신 글로벌판을 사용해일본해(동해)라고 표기 돼 있다. © 뉴스1
DS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맵 한국판 대신 글로벌판을 사용해일본해(동해)라고 표기 돼 있다. © 뉴스1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 닛산의 한국홈페이지 갈무리. 시트로엥, DS와 같은 구글맵을 사용하지만 한국판으로 등록해 '동해'와 '독도'로 표기 돼 있다. © 뉴스1 © 뉴스1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 닛산의 한국홈페이지 갈무리. 시트로엥, DS와 같은 구글맵을 사용하지만 한국판으로 등록해 '동해'와 '독도'로 표기 돼 있다. © 뉴스1 © 뉴스1

과거에도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이 한국인의 정서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채 홈페이지에 동해 대신 일본해 표기를 하고 독도 명칭을 생략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수입차 업체 중에도 테슬라를 비롯해 상당수 업체들이 이런 논란에 직면했다.

이들은 결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동해와 독도만을 표기한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혼다와 닛산, 토요타, 렉서스 등 일본기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닛산은 시트로엥, DS와 같은 구글맵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판을 등록해, 동해와 독도가 표기된다. 외국기업들이 자국이나 글로벌 홈페이지에서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한국에서 만큼은 해당 국가의 정서와 여론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시트로엥과 DS 오터모빌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가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송승철 대표이사가 지분율 65.06%를 보유한 한국회사라는 점이다.

대다수 수입차업체들은 글로벌 본사가 지분 대다수를 소유하고 'OO코리아'라는 형태의 지사를 만들어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2002년 설립된 한불모터스는 프랑스 PSA그룹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푸조와, 시트로엥, DS 브랜드를 판매하는 수입총판으로 남아있다. '토종기업'임을 자부하는 송승철 대표는 지난 2013년 벤츠와 BMW 등을 글로벌 본사의 지시에 움직이는 '앞잡이'라고 비난하기 까지 했다.

여기에 한불모터스는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제외하면서 번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활용하려는 듯 한 마케팅까지 계획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한불모터스가 판매하는 푸조는 '8·15 광복절'을 맞아 이달 한 달 간 일부 모델 구매 고객에게 최대 55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8·15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군수물자 요구에 대항한 푸조의 역사가 광복의 가치와 닮아 이번 프로모션을 기획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라는 표현 자체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국권침탈의 아픈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불모터스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비판의 여지가 충분하다. 여기에 과거 동해와 독도 대신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를 표기했던 기업들이 국내에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트로엥과 DS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차례 수입차업체들에 유사한 지적이 있었는데도 바뀌지 않은 것을 보면 개편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며 "국민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하는데 비판을 피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트로엥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독도대신 리앙쿠르 암초가 표기 돼 있다. © 뉴스1
시트로엥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독도대신 리앙쿠르 암초가 표기 돼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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