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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환율조작국이다

IMF, 중국 환율조작 안했다며 중국 손 들어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8-12 10:24 송고 | 2019-08-12 11:48 최종수정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점검하고 있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국은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은 환율조작을 한 적이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 IMF "중국 환율 조작한 적 없어" : IMF는 9일 발표한 연례 중국 경제 보고서에서 "지난해 위안화 환율 수준이 전체적으로 펀더멘털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IMF가 중국이 관세부과의 충격을 덜기 위해 위안화를 일부러 평가절하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IMF는 "지난해 달러화와 비교해 위안화 가치는 절하됐지만 전체적인 통화 흐름에 견주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역시 위안화 환율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따른 임의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경제기구인 IMF가 중국은 환율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데, 미국 정부는 중국이 환율을 조작했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경제가 아닌 정치적 결정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 들어 위안화 환율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지난 5일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을 돌파(환율 상승은 가치 하락)했다. 그러나 위안화뿐만 아니라 엔화를 제외한 모든 아시아 통화 환율이 일제히 급등했다. 한국 원화도 1250선을 돌파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세계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 같은 무리수를 두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업적’이 필요하다. 미중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기 힘들게 됐다.

◇ 재선 위해 '업적'이 필요한 트럼프 :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업적은 무역적자를 크게 줄였다는 것일 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임기응변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으로써 위안화 강세와 달러 약세를 유도하면 무역적자가 크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밀한 사전 검토 없이 자신의 감에 의해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트럼프 약달러 정책 추진 :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경제 참모들과 회의를 갖고 약달러 정책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FT는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달러 약세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연준 의장 매도하는 진짜 이유는? :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참모들이 선진국 중 미국의 금리(2.25%)가 가장 높기 때문에 약달러 정책을 추진하기 힘들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면 금리를 내리면 될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 의장에 대한 압박을 더욱 높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문제는 너무 빨리, 너무 많이 금리를 올린 연준이다. 그들은 너무도 거만해 실수를 인정하지도 않는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 연준 의장들 공동으로 트럼프 저격 : 오죽했으면 역대 연준 의장들이 연명으로 “연준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트럼프를 정조준했을까!

전설의 연준 의장인 폴 볼커, ‘금리 마에스트로’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등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문을 내고 "연준은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독립기구로 설립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왼쪽부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 벤 버냉키 전 의장, 폴 볼커 전 의장 © 로이터=뉴스1

그들은 "연준 의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경질의 위협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여러 차례 자르겠다고 협박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달러 정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는 기사에서 미국은 환율 조작 예비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은 ‘환율조작 예비국’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쯤 되면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아니라 미국이 '미래의' 환율조작국이라고 해도 큰 어폐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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