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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 展' 가보니…눈동자로 느껴지는 죄책감

(서울=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 2019-08-08 10:51 송고
고상우 작가의 '코끼리 키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고상우 작가의 '코끼리 키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전시관에 들어서자 새소리가 울려 퍼진다. 자연의 소리를 배경으로 마주하는 작품 속 동물들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죄책감에 이내 숙연해진다.

지난 7일 방문한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 전에서 받은 첫인상이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사비나미술관에서 오는 11월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생명체의 소중함을 알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상우, 김창겸, 러스 로넷 등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멸종 위기 동물과의 공존과 화해의 메세지를 담았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고상우 작가의 멸종 위기 동물 초상 작품들이다. 파란색으로 채색된 동물들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온다. 동물들의 파란 몸에는 분홍색 하트들이 새겨져 있다. 이 하트들은 생명의 부활을 의미한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멸종 위기 동물들에게 새로운 심장을 통해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김창겸 작가의 '물 그림자 동물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김창겸 작가의 '물 그림자 동물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다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화려한 만다라 문양과 멸종 위기 동물들의 모습이 어우러진 김창겸 작가의 작품들이다. 오브젝트에 반사되는 화려한 만다라 영상이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창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과 멸종 위기 동물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치유의 미술을 추구했다고 설명한다.

러스 로넷의 '침팬지'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러스 로넷의 '침팬지'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러스 로넷이 유화로 그린 멸종 위기 동물들의 얼굴에서는 왠지 슬픔이라는 감정이 느껴진다. 러스 로넷은 동물의 영혼을 포착해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의 그림에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뛰어넘어 인간과 지구생태계를 하나로 보고자 하는 예술철학이 담겨있다. 

고상우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통로' 작품 벽면에 관람객들이 메세지를 적어 놓았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고상우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통로' 작품 벽면에 관람객들이 메세지를 적어 놓았다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이 직접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돼 더욱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고상우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통로' 작품에는 관람객이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생각하며 다짐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방은영 작가의 'FINE DINING'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방은영 작가의 'FINE DINING'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방은영 작가의 'FINE DINING'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방은영 작가의 'FINE DINING'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방은영 작가의 'FINE DINING'은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배치된 핸드폰을 작품 속 접시 위에 올리면 환경오염 물질들로 음식이 만들어지는 영상이 재생된다. 우리가 사용한 환경오염 물질들이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것뿐 아니라 결국 우리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온다는 사실을 전달하고자 했다. 겉으로 보이는 식탁의 외형은 괜찮지만(Fine) 내가 먹는 음식은 괜찮지 않음(It's not fine)을 표현한 것이다. 

애니멀 키오스크를 통해 나의 환경지수를 알아볼 수 있다 © 뉴스1
애니멀 키오스크를 통해 나의 환경지수를 알아볼 수 있다 © 뉴스1
애니멀 키오스크를 통해 나의 환경지수를 알아볼 수 있다 © 뉴스1
애니멀 키오스크를 통해 나의 환경지수를 알아볼 수 있다 © 뉴스1

또한 애니멀 키오스크를 통해 나의 환경지수를 데이터로 확인해볼 수 있다. 결과지에는 일상생활에서 멸종위기동물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이 제시돼 누구나 쉽게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환경지수를 측정하고 나면 내가 지켜줄 수 있는 멸종위기동물이 무작위로 맞은편 벽면에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도록 꾸며졌다. 아이들이 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로 예술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전시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사비나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따로 접수할 수 있다.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 © 뉴스1 문동주 인턴기자
우리는 모두 서로의 운명이다-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 뉴스1
우리는 모두 서로의 운명이다-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 사진 사비나미술관 제공 © 뉴스1

한편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약 800만 종이며 그중 인간이 저지른 자연환경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최대 1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수십 년 안에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대표적인 멸종 위기 동물로는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 기린, 눈표범 등이다. 


moondj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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