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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5G 특수'에 재뿌린 日 정부 부메랑 맞나…5G 생태계 고립 자초

[화이트국가 배제]日 9월 시범·연내 상용화 계획인데…삼성·LG 5G폰 손발묶어
韓 이통사와 진행하던 5G 생태계 협력도 얼어붙나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19-08-04 07:10 송고 | 2019-08-04 20:46 최종수정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사 '도코모'(Docomo)의 MWC 2019 전시 부스 © News1 강은성 기자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사 '도코모'(Docomo)의 MWC 2019 전시 부스 © News1 강은성 기자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국내 통신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안보보호국(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으로 협력관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5G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용 5G 단말기가 필요한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의 손발을 묶는 형국이라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5G특수를 누리려던 일본이 오히려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분야는 '내수산업'의 특성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일본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일본내 멤버십, 간편결제 등 플랫폼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인해 일본 정부가 중대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5G 상용화 전략'이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자국 통신사들과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에 앞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5G 상용화를 선포해 도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한발 앞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자 시기를 앞당겨 연내 시범 및 상용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겠다고 전략을 수정했다.

실제로 일본 이동통신시장 1위 NTT도코모의 기타야마 다이스케 기술팀장은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9에서 <뉴스1>과 만나 "NTT도코모를 비롯한 일본 통신3사는 오는 9월 5G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2020년 초부터 5G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아래 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스케 팀장은 "빠르면 올해 안에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앞서 5G를 상용화한 한국의 통신사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NTT도코모의 경우 KT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시범 5G규격 'SIG'를 개발하는데 참여하기도 했고 KT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일본 내 5G 상용화를 위해 KT의 상용화 전략을 그간 벤치마킹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일본 2대 통신사 KDDI와 협력을 맺고 5G 기반 스마트드론을 공동개발하기로 하는 등 기업분야(B2B) 5G 생태계를 공동조성하기로 하는 등 돈독한 관계다.

그러나 최근 한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NTT도코모를 비롯한 일본 통신사들과 한국 통신사들의 사이도 '어색'해졌다. 

국내 통신사 관계자는 "당장 일본과 협력을 중단한다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등 직접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어떤 긴밀한 협력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5G 상용화 과정에서 한국 통신사와 협력하지 않는다고 일본 통신사들이 5G 망 구축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5G 스마트폰이다. 

일본내 스마트폰 시장은 미국의 애플이 휩쓸고 있다. 이어 일본 기업 소니가 뒤를 잇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 비해 유독 일본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그러나 5G 스마트폰은 얘기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의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맞춰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를 최초로 출시했으며 뒤이어 LG전자도 5G용 V50씽큐를 출시해 현재 시장을 삼성전자와 양분하고 있다.

일본이 5G 상용화를 앞당긴다 하더라도 5G 스마트폰이 없다면 상용서비스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다. 상용화 자체가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더구나 일본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의 경우 2020년 하반기까지 5G 스마트폰을 만들 계획이 없는 상태다.

물론 일본이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취했다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 정부처럼 5G폰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공식후원사로서 일본 시장에 '갤럭시S10 5G모델 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한일 양국 관계 경색으로 일본 내에서도 반한(反韓) 감정이 고조될 수 있어 일본 정부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G폰을 앞세워 '5G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은 곤란한 상황이 됐다. 양국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삼성전자가 5G폰 공급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일본 정부가 5G 생태계에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셈이다.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사 '도코모'(Docomo)의 MWC 2019 전시 부스 © News1 강은성 기자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사 '도코모'(Docomo)의 MWC 2019 전시 부스 © News1 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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