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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20년' 토박이 박사의 기술창업…세계 1위 센서기업 노린다

[실험실 창업 '스타']①바투잼, 핵심 기술 '자유도 절대위치 측정센서'로 창업
"데스밸리만 넘을 수 있다면 숨겨진 곳곳 기술 사업화 가능해"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9-08-14 06:30 송고 | 2019-08-14 09:04 최종수정
김재완 바투잼 대표 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김재완 바투잼 대표 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20여년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근무하면서 사업화가 가능한 보석, 원석과 같은 무수한 '하이테크'(첨단기술)를 많이 봤습니다. 저도 그러한 기술 중에 하나인 국내 최고 수준 센서 기술을 개발하게 됐고 이를 토대로 연구소 창업에 나섰습니다."
지난 2018년 10월 문을 연 광센서 전문회사 '바투잼' 대표 김재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ISRR) 광학표준센터 책임연구원(겸직)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투잼은 표준연에서 2012년 개발한 '절대 위치 측정 방법 원천 기술'을 토대로 창업에 나선 기업으로 '실험실 창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바투잼은 '가깝다, 정확하다'는 뜻의 우리말 '바투'와 재다의 명사형 '잼'을 결합한 말이다.

김 대표의 목표는 바투잼을 스마트 위치자세 센서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기업의 공간은 표준연 내 창업공작소다. 작지만 알찬 '강소기업'을 지향한다. 바투잼이 지닌 핵심 기술은 김 대표가 표준연에 근무하던 당시 2012년 5월 개발한 '절대 위치 측정 방법 원천 기술'이다. 1차원 공간에 존재하는 물체의 절대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당시 이 기술을 기술이전하려고 보니 글로벌 기업 몇 곳이 다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국내 기업은 시장점유율 1%도 안됐다"면서 "기업이 기술을 이전해 가더라도 모터에 들어가는 엔코더를 저렴하게 만드는 것 외에는 큰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국내에서의 기술이전은 평탄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상황에 김 대표는 결국 1차원 절대 위치 측정을 넘어 6개의 축(6차원)에서의 위치 측정이 가능한 '6자유도 절대위치 측정 스마트 센서'(MAP 센서)를 지난 2017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지난 2018년 MAP 센서를 이용한 스테이지 자체 교정 방법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휴대폰 제조 등 정밀한 장비를 다루는 스마트팩토리는 물론 국방분야에서 대포 위치를 잡는 데도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라면서 "이 기술의 정밀도는 위치 10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각도 0.001도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바투잼의 센서 기술은 물건은 옮기거나 이동하기 위해 당연히 필수적인 공간 위치제어 기술이다. 이 기술의 최종 수요자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에 직접 기술이 담긴 제품을 직접 파는 건 아니다. 밴더(협력업체)가 1차 수요자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도 마찬가지다. 스마트 팩토리는 장비회사 몫이고 이 장비회사를 통해 센서를 공급하게 된다는 것이 김재완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 센서 판매량 목표치는 총 1000개로 하루 3개꼴"이라면서 "이만한 생산량이라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바투잼에는 4명의 직원이 고용돼 있다.

지난 20년간 연구원으로 연구개발(R&D)에만 전념하던 김 대표가 창업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연구소나 곳곳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술이 바로 사업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창업 후 '데스밸리'(죽음의 계곡)가 존재해 쉽지 않다"면서 "숨겨진 기술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기업이 될 수 있으려면 연구개발과 사업화 사이의 연결고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창업은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인 '종자'를 정글로 내보내 열매를 맺는 일"이라면서 "야생에서 종자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지 아닌지를 직접 보고 싶었기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창업을 위해서 응원해준 연구실 동료, 창업지원을 해준 기술이전센터, 함께 창업을 시작한 직원, 가족들을 위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2편('고령화의 그늘' 암보다 무서운 치매…기술창업으로 '뇌질환' 시장 노린다)으로 이어집니다.

바투잼 개발 센서(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바투잼 개발 센서(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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