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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된 17세 소녀 시신이…인스타그램 20시간 노출

英 BBC "사용자 신고 접수 안 돼"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2019-07-23 10:42 송고 | 2019-07-23 11:29 최종수정
비앙카의 데빈스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 © 뉴스1
비앙카의 데빈스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 © 뉴스1

대학 진학을 앞두고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잔인하게 살해된 17세 여학생의 시신 사진이 20시간 이상 삭제되지 않고 공유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주 유티카에 거주했던 비앙카 데빈스(17)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퀸즈에서 열린 콘서트를 함께 보러 간 브랜던 클라크(21)의 손에 살해됐다. 이후 클라크가 올린 데빈스의 시신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디스코드' 등이 널리 공유되면서 무고한 죽음이 남용되고 있다고 지난 21일 영국 BBC는 전했다.

문제의 사진은 인스타그램 측이 클라크의 계정을 삭제하기까지 약 20시간 이상 온라인에 그대로 노출됐다.

BBC는 시신 사진이 공유되는 것을 확인한 사용자들이 신고 버튼을 눌렀으나 인스타그램의 약관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신고가 거절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또 일부 사용자들은 데빈스의 시신 사진을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전했다.

데빈스의 의붓어머니 케일리 니콜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이 비앙카의 비극적인 사진의 스크린샷을 찍고 공유하는 것이 역겹다. 눈을 감을 때도 그 사진들이 나를 괴롭힌다"며 사진을 발견하면 공유하는 대신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일부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시신 사진을 타임라인의 뒤편으로 밀리게 하는 한편 데빈스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핑크포비앙카'(#pinkforbianca) 해시태그로 사진을 올리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 3월 일어나 총 51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테러 사건과 유사하다는 평이다. 미국 롤링스톤은 SNS가 혐오·폭력 콘텐츠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페이스북과 유튜브도 크라이스트처치 사건의 생중계 영상을 신속하게 삭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8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뉴질랜드·프랑스 등 17개국 정부는 크라이스트처치 사건을 계기로 열린 '크라이스트처치 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폭력적 콘텐츠의 차단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데빈스의 시신 사진을 처음 올린 클라크는 두 달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데빈스와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일어난 지 몇 시간 후 클라크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록밴드 할리우드 언데드의 히트곡 '블랙 캐딜락'의 가사를 인용해 "지옥이 온다. 이건 구원이야"라고 썼다.

또 영화 '파이터 클럽'의 대사 "이건 네 인생이고, 끝에 다다르고 있어"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피에 흠뻑 젖은 데빈스의 시신 상반신 사진을 올리고 "미안해 비앙카"라고 썼다. 경찰에 발견될 당시 클라크는 칼로 자해를 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비앙카 데빈스 추모 사진. (인스타그램 제공) © 뉴스1
비앙카 데빈스 추모 사진. (인스타그램 제공) © 뉴스1



p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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