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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런닝맨' 정철민PD "유재석 든든한 아군…9년전 열정 변함없어"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7-19 11:40 송고
'런닝맨' 정철민 PD/SBS 제공© 뉴스1
'런닝맨' 정철민 PD/SBS 제공© 뉴스1
SBS '런닝맨'이 지난 9년의 역사를 기념할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팬들을 위한 팬미팅 '런닝구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것. '국내 팬'이라는 표현만 봐도 '런닝맨'의 특성과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7월11일 처음 방송된 '런닝맨'은 게임을 접목한 야외 버라이어티 장르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멤버들의 캐릭터쇼와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이 결합된 점은 '런닝맨'의 특성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주요소재인 상황극과 추격전은 해외팬들도 쉽게 이입할 수 있는 요소였고, 자연스럽게 멤버들은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이후 '런닝맨'은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해외 팬미팅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방송 9주년을 맞아 '런닝맨'은 해외가 아닌, 그동안 '런닝맨'을 지지한 국내 팬들을 위한 팬미팅을 개최한다. 단순히 장소만 달라진 팬미팅이 아닌, 보다 진정성과 재미를 담은 팬미팅을 위해 멤버들은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물론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지금 '런닝맨'을 이끌고 있는 정철민PD와 프로그램의 인연은 깊다. 2010년 SBS 입사 후 처음 맡은 프로그램으로, '런닝맨'의 영광과 위기의 순간을 함께 겪었다. 지난 2017년 '런닝맨'을 전소민 양세찬을 영입해 '런닝맨'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두 사람이 원년멤버들의 관계에 미치는 파장은 컸다. 멤버별로 새로운 캐릭터와 케미스트리를 만들었고 '런닝맨'은 새로운 캐릭터쇼를 구축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같은 시기, 단순한 추격전을 탈피해 새로운 형식을 접목하며 '런닝맨'의 변화가 일어났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똘똘 뭉쳐 장수 프로그램임에도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기에 '런닝맨'은 오늘도 달린다. 

<[N인터뷰]①에 이어>

-9년간 가까이서 지켜본 '런닝맨' 멤버들은 어떤가.

▶가족들이다. 사실 '미추리'를 하러 잠시 '런닝맨'을 떠났을 때도 멤버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고 자주 만났다. 방송 외적으로 인생 상담도 많이 했다. 내가 재석이 형, 종국이 형에게 상담할 때도 있고, 광수나 소민이와 나눌 때도 있다. PD와 연기자의 사이를 넘어서 이제 친한 형, 동생 사이가 된 것 같다. 서로 추억이 많고 가슴 벅찬 순간들을 함께 맞았기 때문에 10주년까지는 꼭 이루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내가 워낙 염세적인 성향이 있다.(웃음)  이렇게 말하면서도 프로그램이라는 게 언제 어떤 일로 없어질지 모르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프로그램이 오래 가면 멤버들이 알게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지 않나. 그걸 경계하는 것도 PD의 몫일텐데.

▶멤버들이 정말 대단하다. 자기관리도 관리이지만, 다들 아무 경력없는 PD였던 나를 집중해서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 재석이형, 종국이형은 정말 한결같이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형들이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풀어지지 않을 수 밖에. 우리 멤버들이 참 프로라는 생각을 한다.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현장에서 대충하는 건 없는 것 같다. 물론 사람인지라 지쳐서 콘디션이 안 좋은 날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그걸 해결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시청자분들 중에서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모든 멤버들이 문제가 있을 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성격이다. 다들 열심히 임하고 있다.
SBS '런닝맨' 제공 © 뉴스1
SBS '런닝맨' 제공 © 뉴스1
-새 멤버들이 부각되면서 원년 멤버 중에서는 다소 텐션이 떨어져보이는 멤버도 있다는 반응도 있지 않나.

▶양세찬 전소민이 들어오던 시청률 2.8% 때가 텐션은 더 떨어진 상태였다. 멤버들이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더 잘 뛰어놀 수 있게끔 텃세같은 것 없이 많이 도와줬다. 지석진 형이나 하하 형은 동생들 들어오고나서 캐릭터가 훨씬 더 잘 보인다. 송지효누나의 경우에는 새 멤버들이 들어와서가 아니라 같이 캐릭터를 구축했던 개리형의 부재로 힘들어 했다. 하지만 그 간극을 메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요즘 지효누나에게 정말 감사한 것이 많다. ('런닝맨'을 하면서) 슬럼프가 올 때도 있고, 고민이 있던 날도 있는데 꿋꿋이 해주고 있다.

-전소민 양세찬을 섭외할 때는 예상하지 못한 효과가 있었나.

▶예상 외의 부분은 없었다. 전소민은 이미 게스트로 나왔을 때 눈독을 들이고 있던 보배로운 배우였고, 양세찬은 바른 친구고 배려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기존 멤버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광수가 많이 도와줬다. 소민, 세찬과 함께 만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많이 친해졌다. 도움을 많이 주고 받았고 지금도 또래들끼리는 자주 만나는 것 같더라.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제일 고민하는 부분은.

▶PD로서 늘 고민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런닝맨'의 오래된 팬들이나 그렇지 않은 시청자 모두 볼 만한 볼거리를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런닝맨'이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는 시청자도 '전율미궁' 소재가 나올 때 궁금해하면서 볼 수 있고, 익스트림 스포츠가 나올 때 '이건 보고 싶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최근 준비하는 팬미팅은 '런닝맨'의 보양식같은 느낌이다. '런닝맨' 팬과 팬이 아니더라도 모두 봐야할만한 이유를 찾는 것이 내 일이다.

-'런닝맨' 최고의 순간과 제일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

▶모든 회차가 소중하기는 했는데 벌칙투어를 갔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런닝맨'의 '실질적' 동기부여를 시도한 회차였다. 피드백이 궁금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다. 사실 힘든 건 매주 힘들다. 아이디어를 자꾸 생각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업그레이드하는 것만 고민하면 방송이 어려워지고 반대로 하자니 힘이 빠진다. 오래된 야외 버라이어티의 고민이다.

-'런닝맨'의 중심인 유재석 이야기를 해보자. 유재석이 '런닝맨'은 꾸준히 해왔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썩 좋지는 않아 '유재석의 위기론'도 나오곤 하는데.

▶재석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닮고 싶은 부분, 놀라운 부분이 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는 사람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제작진과 공유하고 늘 열정적이다. 재석이 형은 도전을 하는 스타일이다. 유재석을 두고 관찰카메라를 한다면 더 편하고 방송은 더 잘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본인이 그런 것에 크게 흥미가 없다. 늘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더 젊은 감각으로 방송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면 시청률이 안 나온다. TV를 보지 않는 세대니까. 재석이 형 스스로 젊고 신나는 프로그램에 포커싱을 하다 보니 시청률면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청률만 높게 나올 선택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SBS '런닝맨' 제공© 뉴스1
SBS '런닝맨' 제공© 뉴스1
-9년 전 유재석과 지금의 유재석, 달라진 점이 있나.

▶전혀. 그 열정 그대로다. '런닝맨' 초기, 내가 초짜 PD였을 때 재석이 형과 나는 경력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수년의 예능 경력이 있는 출연자의 노하우를 들을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지금도 내게 가장 든든한 아군이다. 그러면서도 재석이형은 늘 연출자인 나와 제작진 의견을 존중해준다. '네가 확신하면 그렇게 가자'라면서. 정말 좋은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 '런닝맨'의 방향성은.

▶고민이다. '런닝맨'스러움과 '런닝맨' 스럽지 않음 사이의 균형이 고민이다. '런닝맨'을 하는 동안은 끝나지 않을 고민일 거다.

-10주년 계획은.

▶일단 9주년 이벤트부터 잘 해야 할 것 같다. 한편으로는 '괜히 했나' 싶을 정도로 힘들다.(웃음) 이번에 고생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시스템을 갖춘 후 10주년을 맞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시는 미친 짓을 하지 말자며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고. 일단 다들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사실 멤버들은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는데 국내팬들을 위해서 개인 시간을 쪼개면서 연습중이다. 그간 보내준 사랑에 보은하고자,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쁘게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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