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신우 /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무엇보다 안신우는 '이몽'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데뷔 24년차 베테랑이지만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고, 발음과 발성 등 테크닉까지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정체돼 있던 순간을 깨고 배우로서 더욱 깊어지고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변화를 택했다. 안신우는 "힘들 때 매니저 출신의 아내가 많은 힘이 돼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할 땐 진심이 중요한 것 같다"던 그는 "진정성이 퇴색될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며 신인 못지 않은 열정을 털어놨다. '이몽' 합류부터 악역 도전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안신우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 켄타가 의열단에게 납치당하고 맞는 신을 촬영하면서 장 출혈도 있었다고 했는데.
▶ 쇠보호대를 착용한 채 매달려서 구타당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이틀동안 혈변을 봤다. 그땐 걱정했는데 지나고 나니까 좋은 추억이 됐다. 다행히도 이틀만에 회복이 됐다.
- 처음 악역에 도전했는데, 악역의 매력을 느끼기도 했는지.
▶ 기존 역할들은 안으로 화를 삭히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악역들은 직선적으로 감정을 내뿜는데, 그때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정말 시원하다고 느꼈다. 앞으로도 에너지를 발산하는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다. 공연을 할 때는 에너지를 밖으로 내는 경우가 많은데, 드라마에선 처음이었다. 연기하면서 재미있었다. 한편으로는 에너지 소모가 크니까 당시엔 체력적으로 힘이 들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다. 삭히고 내면 연기하고 갈등하면 그게 오히려 더 진빠지는 것 같다. 차라리 터뜨리면 물리적으로 힘은 드는데 속은 시원하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동안 역사를 다룬 사극에도 많이 출연했지만 특별히 '이몽'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 깊게 알게 된 지점이 있거나, 다르게 바라보게 된 지점이 있다면.
▶ 이런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어서 배우로서 영광이다. 모든 드라마가 마찬가지이지만 배우들은 사명감을 갖고 출연한다. 하지만 '이몽' 같은 경우엔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드라마에 대한 가치가 자부심으로 남으니까 더 의미가 남달랐다.
배우 안신우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 진정성인 것 같다. 진정성 없이 연기하면 티가 난다. 연기를 반복하다 보면 진정성이 퇴색돼서 잘 안 보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해서 진정성을 다시 실어보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기할 땐 진심이 중요한 것 같다.
- 배우 생활에 있어 원동력이 돼주는 이가 있다면.
▶ 와이프다.(웃음) 제가 2017년, 49세에 배우 이영애씨 매니저였던 아내와 결혼을 했다. 배우를 그만해야 하나, 여기까지가 내 한 계인가 고민할 때가 있었다. 노력을 해도 변화가 없는 것 같더라. 슬럼프가 와서 우울해지기도 했는데 아내가 옆에서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연기를 처음부터 한다고 생각하고 도전해보라고 하더라. 비중은 따지지 말고 도전하기 힘들겠다고 느끼는 작품을 골라 해보라고 말해줬다. 나와 같이 살 사람이 말해주는 거니까 용기를 내게 됐고, 같은 회사에서 배우와 매니저 관계로 일해와서 누구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말해줘서 힘이 됐고 믿음이 갔다. 저보다 13세 어린 아내이지만 응원해주는 게 힘이 됐고 의지하게 됐다. 이럴 때는 같은 업계에 있는 게 도움이 되더라.(웃음) 아내가 자상하게 칭찬해주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번에 주변에 제가 연기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내주고 있더라. 그때 '아, 내가 이번엔 나쁘지 않았구나' 싶었다.(웃음)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 처음에 데뷔했을 대는 멜로도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캐릭터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 배우는 선굵은 연기를 하는구나, 캐릭터가 있는 배우구나'라는 얘길 듣고 싶어서 더 도전하고 싶다. 제 연기가 전형적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가급적이면 편견을 깰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다. 이번 '이몽'을 통해 가능하다는 희망을 봤고 자신감도 생겼다. 그리고 감히 말하자면 '국민 배우'라는 얘기도 들어보고 싶다.(웃음) '저 배우는 언제 나와도 호감이야, 믿고 볼 수 있어, 다음이 기대돼'라는 말도 듣고 싶은 게 소망이다. 배우를 죽을 때까지 할텐데, 그렇게 인정을 받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aluem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