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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방산, 기술료 면제로 가격 경쟁력 '쑥'…해외 수주전 '청신호'

방사청, 수출가격 2~5% 차지하는 기술료 전액 면제
한화·KAI·LIG넥스원 등 수주전사 가격협상력 높아져 유리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2019-07-15 15:49 송고 | 2019-07-16 09:14 최종수정
한화디펜스 비호복합 © 뉴스1
한화디펜스 비호복합 © 뉴스1

방산업계가 정부의 수출 기술료 전액 면제 추진에 모처럼 웃고 있다. 기술료는 방산업체가 수출하는 무기체계에 정부 소유의 기술이 있을 때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기관에 수익금의 일부를 내는 돈이다.

수출 가격의 2~5%까지 책정돼 있어 입찰 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며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방산업체가 수출 기술료 전액 면제를 반기는 이유다.
◇방사청, 방산수출 기술료 전액 감면 

1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날 방산수출 기술료를 2021년까지 전액 면제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국방과학 기술료 산정·징수방법 및 징수절차 등에 관한 고시'(기술료 고시)를 개정·시행했다.

국내 방산업체가 방산물자를 수출할 경우 기술료는 제품 단위당 국내 순조달 가격의 2~5%였는데, 올 초 1~3%로 낮아진데 이어, 이번에 아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화디펜스가 수출하는 K9 자주포의 가격은 대당 4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은 한 대 수출할 때마다 8000만~2억원의 기술료를 내야했다.

이번 기술료 면제는 주요 방산 업체들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자 수출 활성화로 방위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기술료는 직접적으로 방산물자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추가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겨 해외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디펜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업체들도 "수출 시 가격경쟁력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태국에 수출된 훈련기 T-50TH(KAI 제공)
태국에 수출된 훈련기 T-50TH(KAI 제공)

◇한화·LIG넥스원, 인도 비호복합 기대감…KAI 완제기 수출 경쟁력 확보

이번 기술료 면제는 이날 계약한 물량부터 즉시 적용 돼, 국내 방산업체들은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수출 경쟁력 강화와 영업이익률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화는 주춤거리고 있는 3조원 규모의 인도 비호복합 수출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10월 인도군의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에서 성능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하고 가격협상 대상 장비에 단수 후보로 선정됐다.

그러나 경쟁국인 러시아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으로 이어지고 있지 못한 상태다. 다만 이번 기술료 인하로 가격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면 향후 협상에서 더 유리해지게 된다.

비호복합에 탑재되는 탐지레이더와 신궁은 LIG넥스원 제품이어서 수주에 성공하면 전체 수주액의 30~40%는 LIG넥스원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악몽이 이어지다 올해 간신히 기지개를 편 KAI에도 기술료 면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지난해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 교체 사업 입찰 실패의 원인도 결국은 가격이었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쟁사인 미국 보잉사가 미 공군이 예상했던 197억달러(한화 약 21조9100억원)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92억달러를 제시하면서 입찰에 실패했다.

향후 KAI는 아르헨티나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보츠와나 등에서 다수의 완제기 프로젝트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현재 수출가능성이 있는 4개 프로젝트의 규모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높아진 가격 경쟁력으로 다수 입찰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첫 완성체 수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만 'K2전차'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소·중견기업의 원가 개선이 완성업체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정부는 방산물자 수출을 지원하는 것이 국방 경쟁력 강화, 개발비 부담 감소, 국내총생산(GDP) 증가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동안 국내 방산업계는 높은 기술료 외에도 과도한 성능요구조건(ROC)과 막대한 지체상금(납품지연 배상금), 불합리한 원가 산정 등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수익성 악화에 신음해 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증가세를 보인 국내 10대 방산업체의 매출액은 2016년 11조40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2017년에는 9조6000억원으로 16.7% 떨어졌다. 2018년에는 10조4000억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2016년에는 미치지 못 한다.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률도 2015년 5.6%에서 2018년 4.3%로 감소했다. 2018년 국내 제조업과 글로벌 방산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8.5%, 11~13% 수준이었다.

현대로템 K2전차 © 뉴스1
현대로템 K2전차 © 뉴스1



so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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