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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관리서비스 받던 80대 어르신, '두부' 단어에 눈물쏟은 까닭

용인시, 환자 방문 맞춤형 돌봄…하반기 137명 추가 선발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2019-07-15 14:47 송고
허옥임 간호사가 치매 어르신에게 색칠공부를 알려주고 있다.(용인시 제공) © News1 김평석 기자
허옥임 간호사가 치매 어르신에게 색칠공부를 알려주고 있다.(용인시 제공) © News1 김평석 기자

“어르신, 간밤엔 잘 주무셨어요? 혈압·혈당부터 체크하고 오늘은 뇌 운동 돕는 단어 공부, 색칠 연습해 볼게요.”
허옥임·홍현정 경기 용인시 처인구보건소 간호사는 지난 11일 6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김량장동 한모씨(84세)를 방문해 어르신에 맞춘 치매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씨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뇌 운동 연습을 하던 중 ‘두’로 시작하는 단어를 연상하다가 과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생스럽게 살아온 시절을 떠올리며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그는 ‘두부’라는 단어로 연결하려는 간호사의 설명에 감정이 복받친 듯 했다. 지켜보던 간호사와 보호자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아내인 임모씨(79)는 “젊어서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지만 세심하게 기억을 이끌어주니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치매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증세로 다수의 약을 복용하는데 보건소에서 나눠준 투약 매뉴얼 덕분에 잊지 않고 약을 잘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허옥임 간호사는 “만나는 어르신마다 더 자주 오라고 하지만 일정상 하루 평균 4명 정도 밖에 찾아뵐 수 없어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용인시는 치매안심센터에 나오기조차 어려운 치매 어르신을 간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월 1회 방문해 치매 증상에 따른 맞춤형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고령에 합병증 등이 겹쳐 센터에서 관리를 받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대상이다.

기본적인 가사나 생활지원을 해주는 재가요양서비스와는 달리 치매 전문지식을 숙지한 간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인지재활, 약물관리, 장기요양 등급 신청 안내 등을 도와준다.

이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들이 대상자의 치매 경·중에 따라 기억력, 집중력, 시공간 능력,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키는 그림·퍼즐·만들기 등 1:1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또 치매환자가 생활하기에 적합한 가정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낙상방지매트, 센서 등, 미끄럼방지 양말 등을 지원하고, 위생을 위해 비닐장갑이나 물티슈, 기저귀도 나눠준다.

보호자들에게도 환자의 치매증상에 따른 대처방법과 약물 복용방법을 상세히 알려줘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자기 관리 능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시는 올 1월부터 103명의 치매 어르신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137명의 대상자를 추가로 선정할 방침이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치매환자와 보호자는 시 치매안심센터에 대상자 등록을 하면 된다.

담당자가 센터 또는 가정에서 상담을 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시 치매사례관리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발한다.

1순위는 홀로 거주하거나 부부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이다. 부부 중 한명 이상이 만75세 이상이거나 치매환자인 노부부가 2순위다.

이 가운데 치매로 인한 복합적인 문제가 동반됐거나 돌봄 사각지대에 있어 긴급복지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람,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우선 선정한다.

시 관계자는 “치매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을 적극 발굴해 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방문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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