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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37맥스 계약취소? 고민 빠진 항공사

시스템 결함 속속 발견…도입예정 물량만 108대
이스타, 티웨이항공 발등의 불… 운항계획 차질 불가피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9-07-14 08:00 송고
올해 초 에티오피아 비쇼프투시 근처에서 추락해 157명 전원이 숨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B '737 맥스8.(뉴스1DB)News1
올해 초 에티오피아 비쇼프투시 근처에서 추락해 157명 전원이 숨진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B '737 맥스8.(뉴스1DB)News1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오작동 결함이 발견된 B737 맥스 도입을 계획했던 국내 항공사들이 계약취소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우디항공 자회사인 플라이어딜이 보잉 737맥스 50대 구매계약을 취소하면서 제작사인 보잉에 책임을 묻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된 모습이지만 각사 계약조건이 달라 주문 철회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추가결함이 발견돼 계약취소 요건이 발생해도 대체 기종을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면 노선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도입이 예정된 B737 맥스는 총 108대다. 이미 2대를 도입한 이스타항공은 2027년까지 해당 기종 18대를 리스 형태로 들여올 계획이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4대를 포함해 순차적으로 10대 도입 계획을 세웠다.

대한항공은 2025년까지 해당 항공기 30대(옵션 20대 제외)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제주항공도 2022년부터 B737 맥스 50대를 구매형태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더하면 향후 국내에 도입예정인 B737 맥스는 총 108대다.
B737 맥스 구매 가격은 대당 1300억원 정도다. 계약형태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나지만 구매를 기준으로 단순산술하면 도입 예정된 B737 금액 규모만 최대 14조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이 도입한  B 737  맥스 8 (이스타항공 제공).© 뉴스1
이스타항공이 도입한  B 737  맥스 8 (이스타항공 제공).© 뉴스1

대한항공은 올해 5월부터 해당 항공기 인도를 계획했으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계약취소가 아닌 자체 운항중단 결정이어서 향후 도입계획을 상황에 맞춰 변경해야 한다.

제주항공은 다른 항공사에 비해 상황이 괜찮다. 물량은 꽤 되지만 인도가 3년 뒤부터 시작돼 B737맥스 결함조사와 다른 항공사 계약취소 여건 등을 살펴보고 도입여부를 재검토하면 된다. 시간이 충분한 만큼 당장 계약취소를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급한 곳은 기단규모가 작은 티웨이와 이스타항공이다. 티웨이는 올해 여객기 6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는데 이중 4대가 맥스 기종이다. 신규 LCC 허가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기단을 효율적으로 확대해야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 도입 예정된 B737 맥스 결함이 완전히 수정되면 좋겠지만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해당 기종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견됐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마저도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 역시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중거리 운항 기체인 B737 맥스를 투입할 방침이었으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티웨이항공이 도입 예정인 B 737 맥스  8.(티웨이항공 제공).© News1
티웨이항공이 도입 예정인 B 737 맥스  8.(티웨이항공 제공).© News1

항공사들이 B737 맥스를 놓고 고민에 빠진 이유는 속속 발견되는 시스템 결함이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계약취소를 선뜻 결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계약서에 명문화된 조건에 들어맞지 않으면 구매취소 시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주거나 소송전에 휩쓸릴 수 있다.

다만 B737 맥스의 시스템 추가결함 발견으로 제작사 책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에서 구매취소 분위기가 형성되면 서둘러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간에 걸쳐 소프트웨어 결함을 해결하더라도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기종을 도입하는 건 항공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B737 맥스 계약을 취소한 사우디항공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추락사고가 발생한 해당 기종 구매 주문을 취소한 기업은 사우디항공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조건에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생해도 구매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는지 위약금을 감수한건지 등 면밀하게 파악해야한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흐르면 5년 단위로 세우는 운항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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