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아사히 맥주 안 판다"…日수출규제에 뿔난 자영업자

정부 차원 넘어 중소상인·시민까지…사회전반으로 확대
"일본 제품 불매 스티커 제작해 차에 붙이자" 제안도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2019-07-05 12:49 송고 | 2019-07-05 14:22 최종수정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중지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일본제품의 브랜드명이 붙어있는 종이상자를 밟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중지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일본제품의 브랜드명이 붙어있는 종이상자를 밟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일본 정부가 4일부터 한국을 상대로 소재부품 수출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을 넘어 일반 국민들까지 분노를 표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나타난 데 이어,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까지 자발적으로 나서 모든 일본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상인과 자영업단체들은 과거사에 대한 일고의 반성 없이 무역 보복을 획책하는 일본을 규탄한다"며 "이날부터 일본 정부가 규제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일본 제품에 대한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한상총련 소속 회원사에서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한 곳은 10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트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일본산 담배와 맥주 등을 반품한 마트만 해도 320곳이 넘었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누가 누구를 보복한단 말이냐"며 "매장에 진열된 아사히 맥주와 마일드세븐 담배 등 모든 일본 제품을 어제부터 반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트 등을 비롯한 전국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은 일본 정부의 발표 이후 먼저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을 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총련이 이날 거리로 나와 기자회견을 한 것도 회원사들이 적극적으로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들은 "한국 유통시장 만연한 일본 제품이 한순간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는 일본 정부를 향해 던져지는 작은 돌멩이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중지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중지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이 한국 정부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한상총련이 일본 제품 판매 중단 선언을 한 기자회견 장소에서 불과 50여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기도 했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한일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형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혐한 분위기를 선동하고 있는 아베 정권은 더 이상 역사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일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 게시글이 올라와 5일 기준 2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지난 4일에는 일본 제품 불매 스티커를 제작해 모든 자동차에 붙이자는 제안까지 나온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에 대해 대체적으로 감정적 대응보다는 결국 외교로 풀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외교로 시작된 문제는 외교로 풀어야 한다"며 "일본도 한국과의 관계에서 탈출구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헤아려 순리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사실 많지 않다"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국력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같은 대응을 했을 때 일본은 약간의 손해 정도이지, 우리처럼 절실한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보복조치가 비현실적이라고 본다면 결국 정치, 외교적인 문제로 풀어야 한다"며 "단지 WTO 협정위반이라고 해서 해결이 되는 부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한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3가지에 대해 수출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규제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상관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인 셈이다. 한국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sewryu@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