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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신용대출 축소 본격화…취약계층 불법사금융 우려↑

산와대부 등 대형업체 신규대출 중단…잔액 감소
복권기금·금융사 출연금 고갈 다가와…재원마련 숙제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2019-07-05 10:06 송고
© News1 DB


지난해 2월 법정최고금리 인하(27.9%→24%) 등의 영향으로 대부업권 대출잔액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가운데 올해 대형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에 더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저신용 등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정책금융상품을 늘리고 있지만 재원 마련 등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2018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대출잔액(17조3000억원)은 상반기보다 900억원 줄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은 11조7691억원으로 9643억원(7.6%) 감소했다. 반면 담보대출(5조 5796억원)은 8660억원(18.4%) 증가했다. 지난해 2월 법정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업체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거나 신규 신용대출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이재선 대부협회 사무국장은 "대형 대부업체 다수가 신규대출을 줄이고 기존 채권의 만기만 연장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실태조사가 이뤄지면 잔액 감소는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했다.

대부업계 1위 산와대부는 지난 3월1일부터 신규대출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그 이전에도 신규대출은 사실상 개점 휴업이었다. 산와대부의 2017년 대출채권 증가 규모는 2799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대출채권 잔액(2조1455억원)은 2017년 말(2조2798억원)보다 1343억원 줄었다. 산와대부 관계자는 "일단 기존 채권관리에 집중하고 있고, 현재 영업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 대부업체 리드코프도 사실상 신규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대출채권 증가 규모(138억원)는 2017년(1558억원)보다 91% 급감했고 지난 3월 말 대출채권 잔액(9786억원)은 지난해 말(9868억원)보다 82억원 감소했다. 바로크레디트대부의 지난해 말 대출채권 잔액(4910억원)도 2017년 말(5407억원)보다 497억원 줄었다. 

이재선 국장은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한 자원으로 틈새를 노려 후순위담보대출을 하는 곳이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하다"며 "10여년 이상 형성돼 온 저신용자 신용대출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법정최고금리는 지난 2010년 44%에서 △2011년 39% △2014년 34.9% △2016년 27.9% △2018년 2월 24%로 인하됐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대출잔액 감소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잔액이 꼭 늘어야 좋은가, 상환 능력에 맞게 돈을 빌려줘야 하고 기존 대부업 차주가 모두 불법 사금융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제2금융권이나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한다든지, 친지한테 빌릴 수도 있다"며 "업계에서야 늘 최고금리 인하로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반대로 보면 그동안 높은 금리로 수익을 많이 내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며 대부업·사금융 등에서 20% 중반 금리 이용이 불가피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정책금융상품을 신설해 1조원가량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금융상품은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책금융상품은 지난 2008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37조5300억원이 공급됐지만, 고객 휴면예금과 기부금, 금융사 출연금 등을 한시적 재원으로 사용하고 정부예산은 투입하지 않았다. 매년 1750억원이 출연되는 복권기금은 2020년, 금융사 출연금도 2024년이면 바닥난다.

이에 금융위는 2019년도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2200억원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금융위는 지금도 서민금융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당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부업 등은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소비자들을 품는 만큼 높은 금리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위험한 고객을 받지 않으면서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저신용 차주들은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매달 100억원 이상 가계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2월 20.28%에서 12월 18.49%, 올해 5월에는 17.24%로 하락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좀 더 정교하게 금리를 산정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금리 인하가 반드시 소비자의 전체 편익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ju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