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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시정의 중심은 공무원"…시정운영 방향 개편 예고(종합)

"공무원 주도 시정·시스템으로 운영, 혁신의 시간 왔다"
박태수 정책수석 사퇴…변성완 행정부시장 체제 예상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2019-07-01 11:53 송고
오거돈 부산시장이 1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19.7.1 © 뉴스1
오거돈 부산시장이 1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19.7.1 © 뉴스1

23년 만에 부산지방 권력 교체에 성공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공무원 중심으로 시정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정무직 중심의 시정을 운영해왔던 오 시장은 1일 정무직 핵심인사인 박태수 정책수석의 사퇴를 알리면서 공무원들의 책임을 강조, 향후 시정운영 방향의 변화를 예고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에서 "공무원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여러분들이 행복해야 시민이 행복할 수 있다"며 "부산시정의 중심은 공무원"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방치되고 결정되지 못했던 현안을 정면에서 마주보고 도전했다.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숱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며 "부산의 미래를 설계하고, 내부를 고치는 계획은 물론 세계를 향한 부산의 포부를 명확히 했다"고 자평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역사를 여러분(공무원)들이 만들어냈다"며 지난 1년 성과의 공을 공무원에게 넘기며 공직사회 ‘기 살리기’에 나섰다.
민선 7기 두 번째 해의 목표를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으로 내세우며 △물·공기 문제 해결 △청년문제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 △동남권 신공항 △블록체인 등을 목표로 제시한 오 시장은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성장동력 향상은 공무원 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일, 가정, 휴식의 균형을 통해 직원이 행복해야 한다"며 공무원 복지 증진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특히 "저녁과 휴일이 있는 삶을 여러분(공무원)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주간업무보고 시간조정 △과도한 의전 및 형식적인 보고 줄이기 △보고시간 확충 및 다양화 등의 변화를 약속했다.

공무원 출신인 그답게 "저도 똑같은 늘공(늘 공무원)이다"며 공무원과의 적극적 소통을 강조하면서 "스스로가 모든 문제를 책임지는 당사자란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공직사회의 책임감 있는 행정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주도하는 시정,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혁신의 시간이 왔다"며 "그동안 변화의 시간을 기반삼아 더 단단해지자"며 공무원 중심으로의 시정운영 재편을 예고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1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에서 우수직원에게 시상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19.7.1 © 뉴스1
오거돈 부산시장이 1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례에서 우수직원에게 시상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19.7.1 © 뉴스1

이날 오 시장은 "박태수 정책수석이 더 넓은 공간에서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시정 전반을 이끌던 박 수석의 사퇴를 공식화했다.

박 수석은 오 시장이 부산시장 출마를 4번 할 동안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도왔고, 오 시장이 해양수산부 장관 재직시 정책특보를 맡았었다. 오 시장 취임 직후 부산시 정책특보로 임명돼 오 시장의 복심으로 불리며 시정 전반을 이끌어 '왕특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23년 만에 지방권력을 교체한 만큼 정무직 중심의 시정운영이 개혁을 위한 필수조치란 평가가 있었지만, 동시에 시청 내부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 간 갈등도 빚어졌다.

오 시장은 늘공과 어공 간 갈등이 있었던 것을 의식한 듯 "지난 1년은 혼란을 돌파하기 위한 강한 드라이브가 필요했던 시기였다"며 "본의아니게 상처드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공무원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오 시장이 공무원 중심 시정을 예고하면서 향후 부산시정은 변성완 행정부시장 중심으로 체제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시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공무원 중심의 시정이 운영될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시민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박 수석을 향해 "나의 가장 뛰어난 참모이자 부산 변화를 함께 만들어온 파트너"라며 "공식적인 현장에서 부산을 떠나지만 결코 부산을 잊을 사람은 아니다. 앞길에 기쁜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그의 앞길에 응원을 보냈다.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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