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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규제 6개월 남았다"…현대상선 '스크러버'로 승부수 던졌다

[해운업계 '환경규제' 시대-①] 현대상선 선제적 대응
"강화된 환경규제, 운항 못하는 배 생긴다"

(상하이=뉴스1) 조재현 기자 | 2019-07-01 07:00 송고 | 2019-07-01 09:33 최종수정
편집자주 글로벌 해운업계 패러다임이 '속도와 규모의 경쟁' 시대를 지나 '환경규제 대응'으로 접어들어 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2020년부터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제1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미 지난해 발주한 20대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에는 '스크러버(배출가스 황산화물 저감장치)' 설치를 결정했다. 1만TEU급 이상 대형 선박 중 전 세계 최초로 스크러버를 장착한 'HMM 프로미스'(PROMISE)호에 직접 올라 한국 해운업 재건의 총대를 멘 현대상선의 대응 전략을 살펴봤다.
6월20일 부산을 떠나 중국 상해항 양산터미널을 향해  중인 현대상선 소속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프로미스호'.  © 뉴스1 조재현 기자.
6월20일 부산을 떠나 중국 상해항 양산터미널을 향해  중인 현대상선 소속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프로미스호'.  © 뉴스1 조재현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2000년대는 속도 경쟁의 시대, 2010년대는 선박 규모 경쟁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환경규제'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다.' 

환경규제가 전 세계 해운 업계의 화두로 등장했다. 내년 1월1일부터 공해상을 지나는 모든 선박의 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이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강화된다. 

선박이 배출하는 대기 오염원인 황산화물(SOx)을 줄이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대폭 강화해서다.  

IMO 기준을 맞추지 못한 선박은 170여개 회원국 항구에 입항할 수 없다. 컨테이너선은 정해진 노선의 기항지마다 화물을 싣고 내려야 하기에,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규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규제 시행은 고작 6개월 남았다. 이에 따라 세계 1, 2위 컨테이너 선사 머스크와 MSC를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선사별 대응 전략에 따라 운명이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 현대상선 '스크러버'로 승부수 띄웠다 

환경규제에 따라 선박 배기가스 중 황산화물 비중을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제1 원양 국적 선사 지위를 물려받은 현대상선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상선은 대응책으로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선택했다. 오는 2022년까지 전체 운영 선대(90척) 중 약 70~80%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강화된 환경규제에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대응 방식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현대상선과 같이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선박유를 고유황유(HSFO·High Sulphur fuel oil)에서 저유황유(LSFO·Low Sulphur Fuel Oil)로 교체하는 방법,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신규 도입 등이 있다.  

6월20일 부산에서 상해로 항해 중인 프로미스호 연돌(굴뚝) 부분에서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모습. © 뉴스1 조재현 기자
6월20일 부산에서 상해로 항해 중인 프로미스호 연돌(굴뚝) 부분에서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모습. © 뉴스1 조재현 기자

스크러버는 엔진과 발전기, 보일러 등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모인 파이프에 알칼리성인 바닷물을 분사, 황산화물의 농도를 낮추는 설비다.

장단점은 있다. 스크러버는 설치 비용이 선박 엔진 크기 등에 따라 대당 50억~70억원에 이른다. 최소 3개월가량의 설치 기간에 따른 미운항 손실도 발생한다.  

저유황유는 별도의 시설 투자 없이 즉시 운항에 나설 수 있으나 현재 선박에서 사용하는 고유황유에 비해 단가가 1.5배가량 비싸다.

LNG추진선의 경우도 선박을 새로 지어야 하고 연료 공급망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대상선은 2017년부터 환경규제에 대한 전사적 대응책 마련에 나선 덕에 스크러버 설치로 인한 초기 운항 손실 등의 단점을 지웠다는 설명이다. 

6월23일 중국 상해 양산터미널에 접안 중인 MSC 선사 소속 선박. © 뉴스1 조재현 기자
6월23일 중국 상해 양산터미널에 접안 중인 MSC 선사 소속 선박. © 뉴스1 조재현 기자

현대상선은 지난해 7월 스크러버를 장착한 1만1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2대(프로미스호, 블레싱호)를 넘겨받아 취항을 시작했다. 1만 TEU급 이상 대형 선박 중 스크러버를 설치한 것은 이들 선박이 최초다.

현대상선은 신조 원유운반선(VLCC) 5척에도 스크러버를 탑재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컨테이너선 19척에도 스크러버를 모두 설치할 계획이다. 2020년 2분기 인도 예정인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2021년 2분기 인도 예정인 1만5000TEU급 컨테이선 8척에도 모두 스크러버가 장착된다. 

프로미스호의 안진철 선장은 "환경규제 시점은 다가오는데, 이미 스크러버 발주량을 넘어서 설치까지 대기가 필요하다"며 "스크러버를 달지 못하면 비싼 저유황유를 쓰거나 운항을 못 하는 배가 생긴다. 스크러버가 달린 배는 그만큼 영업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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