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여행 > 국내

[여행의 미래 ④] "지구와 이웃에 폐 끼치는 관광은 싫어요"

지속가능한 관광 욕구 두드러져
전 세계적으로 지역 주민·생태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져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9-06-28 07:00 송고 | 2019-06-28 14:34 최종수정
편집자주 여행과 여행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는 기존 중개 서비스업 개념에서 IT업으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 변화도 빠르다.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 질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 높은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호캉스, 웰니스 등의 유형이 생겨나고 있다. 여행의 미래를 내다봤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보라카이 여행을 이틀 앞두고 취소 통보받았어요."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여행사로부터 지난 14일 출발하는 보라카이 패키지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보라카이 환경보호 조치에 따라 전세기 부정기편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에 운항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A씨는 "보라카이가 재개장해 한껏 기대에 부풀어 두 달 전 예약했다"며 "이미 회사에 휴가 승인도 받아 놓은 상태"라고 억울해했다. 그는 결국 추가 비용을 들여 다른 항공편을 예약해야 했다.
 
필리핀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을 외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에 관광객이 몰리는 '과잉관광'으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보라카이 섬을 폐쇄했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은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뜨거운 '키워드'다. 정부는 물론 관광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내놓은 미래 관광의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지난 10일 방한해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베르나데트 로물로 푸얏 필리핀관광부 장관© 뉴스1

◇ 유명 관광지가 앓는 병 '과잉관광'

보라카이 외에도 전 세계 유명 관광지는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 환경이 훼손되거나, 현지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연간 3000만명이 찾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과잉관광의 폐해가 커지자, 지역주민들이 대형 크루즈의 입항을 반대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베네치아시는 급히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여행수칙을 위반할 경우 최대 500유로의 벌금을 물린다. 투숙객 한 명당 하루 최대 5유로의 숙박세를 부과하는 정책도 내놨다. 또 사전 예약제도를 통해서 관광객 숫자를 제한할 계획이다.
    
이밖에 태국의 피피섬, 스페인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도 과잉관광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과잉관광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북촌마을과 전주한옥마을 외에 경남 통영, 제주 등이 관광객 급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시간제로 관광을 허용하는 등의 자구책이 논의되고 있다.

버려지는 승무원 유니폼을 디자이너 손을 거쳐 세련된 가방으로 재탄생 시켰다. KLM 네덜란드 제공

◇ 전 세계 항공사의 성공 전략은 '지속 가능성' 

지난 5월 방한한 피터 앨버스(Pieter Elbers) KLM네덜란드 항공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속 가능성'이 모든 항공사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략은 이산화탄소(Co2) 및 폐기물 저감을 통해 항공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외 항공사들도 앞다퉈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인 기종을 도입하거나, 기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의 경우 향후 5년 안에 2개의 엔진을 장착한 항공기 40대를 구매한다. 엔진 2개가 장착된 기종은 기존의 엔진 4개를 갖춘 것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델타항공은 기내 어메니티 키트(편의용품 꾸러미) 포장 줄이기 등으로 연간 30만 파운드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였다. 이는 항공기 2대 이상의 무게를 줄인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또 에미레이트항공은 기내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병을 두바이 및 전 세계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하고 있다. 매달 3t(약 15만개)에 달하는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하게 된 셈이다.

재활용 사업에 눈을 돌린 항공사도 있다. KLM 네덜란드는 네덜란드 신예 디자이너와 합작해 승무원 유니폼과 기내 좌석 커버와 카펫, 고무 타이어, 안전벨트 등을 패션 용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순천만 흑두루미.(순천시 제공)/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 자연에게 폐끼치지 않을래…'에코 투어리즘' 각광
  
환경 파괴는 최소화하며 현지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보호하자는 여행 방법인 '에코 투어리즘'도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각광받고 있다.

에코투어리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생태계 보호를 체험하는 여행이고, 다른 하나는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여행이다.

하와이의 경우 지난해부터 모든 슈퍼마켓과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다. 여행객들도 렌터카 대신 공유자전거 비키(Biki)를 이용하고, 호텔에선 침대 시트와 수건을 재사용하며 에코투어리즘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그 결과 호놀룰루 길가에서 보였던 쓰레기가 대폭 줄었다.

국내에도 에코투어리즘 관광지가 몇몇 있다. 그중 하나가 순천만이다. 2002년부터 훼손된 습지를 복원하면서 흑두루미, 재두루미 230여 종을 비롯해 철새, 식물, 저서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관광 대표 명소로 변모했다.

현재 환경부와 지역자치단체의 관리로 자연 환경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람객을 제한하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겸임 교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은 쉽게 말해 '착한여행' '폐를 끼치지 않는 여행'이라고 보면 된다"며 "예를 들어 지역 주민에게 소득이 돌아가게 하고, 잘 보존된 생태계를 미래세대에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속 가능성 관광'은 학술적으로 1994년부터 시작됐는데, 우리나라에서 각광받게 된 것은 불과 3년 정도다"며 "최근 '공정했으면 좋겠다'는 사회적인 열망과 맞물리면서 떠오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