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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불법사찰' 우병우 "미행·감시 없어…사찰 아냐"

"공문과 인터넷, 국정원 존안자료 봤을 뿐"
"현 정부 정보경찰, 전 국정원과 같은 업무"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19-06-25 18:47 송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에서의증언·감정 등에 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2.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에서의증언·감정 등에 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2.1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국정농단 방조와 불법사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2)이 "미행이나 감시는 없었다. 이런 정도는 사찰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25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이 사건에서 미행이나 도청, 해킹 등은 없었다는 것은 검찰의 공소사실도 그렇고 다툼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공문과 인터넷 등 공개자료, 국정원 존안 자료 이 세 가지를 본 것을 위법하다고 볼 것인지 아닌지 (검찰과 의견) 차이가 있다"며 "우리(피고인 측)는 이런 정도는 사찰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국정 보좌업무와 관련해 주변의 세평을 듣는 것은 복무상 하는 일"이라며 당시 국정원을 통해 이뤄진 공공기관 복무점검이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올해 2월 권은희 의원실을 통해 언론에 공개된 정보경찰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복무점검 실태를 언급하며 직권남용죄로 기소한 점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 측은 "현 정부도 정보경찰을 이용해 동일한 범위의 정보 수집을 했는데, 피고인은 국정원을 이용했다고 직권남용으로 기소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서는 경찰이 국정원이 수행하던 업무를 이어받아 하는 것 같다"며 "어떤 근거와 법령에 기초해 그런 활동을 하는지, 정보 수집 목적은 무엇인지, 이 사건과 어찌 다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필요범위를 한정해 경찰청에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보고서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재촉탁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됏던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 자신을 감찰 중인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뒷조사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국정원에 정부 비판성향의 진보교육감들에 대한 개인적 취약점 등을 파악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한 혐의,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 산하의 정부비판 단체 현황과 문제 사례를 파악할 것을 지시하고 문화예술계 지원 기관들의 운영 현황 등을 지시해 보고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피고인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헌법에 부합하게 보좌할 책임이 있음에도 비판적 표현을 억압할 목적으로 국정원에 대한 정보지원 요청 권한을 남용했다"며 "국정원을 사유화한 행위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우 전 수석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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