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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선전포고…글로벌 IT공룡 '암호화폐 전쟁'

"코인발행·암호화폐 지갑산업 뛰어들 것"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19-06-25 14:19 송고 | 2019-06-25 16:16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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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간 금융 플랫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글로벌 암호화폐 '리브라'를 내년에 출시한다고 공표했다. 이날 페이스북 주가는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4.91% 상승했다.

25일 국내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IT 공룡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융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금융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백서(암호화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리브라의 미션은 '수십억명의 이용자가 간편한 세계 화폐와 금융 인프라를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리브라는 암호화폐의 가치 불안정성을 없애기 위해 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 일본 엔화 등 법정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발행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외에도 '리브라인베스트먼트토큰'을 별도로 발행한다. 이 토큰은 리브라협회 초기 멤버만 구매할 수 있다. 리브라협회에는 최소 1000만달러(약 115억원)를 투자한 기업·기관만이 참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과 우버, 이베이, 비자 등이 있으며 현재까지 총 27개 기관이 참여했다.

리브라재단은 리브라협회원이 예치한 자금을 모아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이렇게 발생한 운용수익 중 일부는 토큰 보유자들에게 다시 배당된다. 페이스북은 리브라가 공식 출시되기 전까지 총 100개 업체가 설립 멤버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리브라재단은 최소 10억달러(약 1조1585억원)의 예치금을 운용하며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향후 페이스북은 은행의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소셜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금융기관은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발표하며 "금융환경이 낙후된 제3세계 이용자들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인 은행 업무조차 볼 수 없는 제3세계에서 페이스북은 강력한 금융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암호화폐 지갑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쉽고 안전하게 거래하고 보관할 수 있게 암호화폐 지갑 '칼리브라'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 지갑은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페이스북 앱에 탑재되며 별도의 앱으로도 출시된다. 페이스북은 칼리브라에 보관된 리브라가 해킹 등의 공격으로 탈취될 경우 피해 금액을 전액 환불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 내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다른 기종에도 암호화폐 지갑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애플도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를 선보이며 이달 초 개발자용 암호화 프레임워크(개발도구) '크립토키트'를 내놓았다.

크립토키트는 디앱 또는 암호화폐 지갑을 개발하거나 플랫폼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아이폰의 새 운영체제 iOS13을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초기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뉴스와 음악 등 구독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적극 론칭하고 있는 데다,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자산 시장이 팽창하고 있어 아이폰에 암호화폐 지갑이 연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향후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기기가 디지털자산을 갖춘 플랫폼으로 진화해 금융산업이 낙후된 제3세계나 아시아지역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글로벌 IT기업들이 잇따라 암호화폐 지갑 시장에 뛰어는 상황에서 구글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체인파트너스 관계자는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에 암호화폐 지갑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다"며 "구글이 암호화폐 지갑 시장에 진출하면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래에는 고객의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이 글로벌 금융 플랫폼의 패권을 거머쥘 것"이라고 덧붙였다.


hwa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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