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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제는 VR로 훈련하는 시대…'스마트 국방' 체험하다

2019 창원 해양방위산업전&스마트 네이비 컨퍼런스 열려
국방부, 기존 시뮬레이션 훈련 체계 진화시키기로

(창원=뉴스1) 문대현 기자 | 2019-06-23 14:31 송고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LIG넥스원 제공)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LIG넥스원 제공)

푸른 하늘에서 초여름의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던 창원 진해의 해군사관학교 내 옥포만 바다에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이 요리조리 물살을 가르자 지켜보던 수백명의 해사생도들은 '와~'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첨단화‧과학화되고 있는 군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최첨단 기술의 향연'…해사, 창원시와 '해양방위산업전'

국방부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대학생 기자단 'M프렌즈'를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 해군 현장 체험을 실시했다.

'스마트 국방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진현황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함이다.
일정은 20일 창원시와 해사가 공동 주최하는 '2019 창원 해양방위산업전·스마트 네이비 콘퍼런스' 행사부터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민·관·군·산·학·연의 기술 공유와 해양방위산업에 대한 활력을 불어넣고 스마트 국방 및 스마트 네이비 건설을 선도하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에선 61개 방산업체가 70여개의 홍보부스를 설치해 최신 방산제품과 기술을 직접 선보였다.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2019 창원 해양방위산업전 및 스마트 네이비 컨퍼런스'에 참여한 경인테크의 '크랩스터'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동시연을 펼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제공) 2019.6.22/뉴스1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2019 창원 해양방위산업전 및 스마트 네이비 컨퍼런스'에 참여한 경인테크의 '크랩스터'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동시연을 펼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제공) 2019.6.22/뉴스1

홍보부스에선 경인테크가 제작한 킹크랩을 닮은 수중로봇 '크랩스터'가 날개 대신 다리 6개를 장착하고 지상을 걸었고, 3D프린터로 만든 건설 자재들이 위용을 뽐내는 등 최첨단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또한 평소 방위산업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도 흥미를 갖고 지켜보고 참여할 수 있는 VR(가상현실)체험, 무인자율버스 주행 체험은 시민들의 관심을 바다로 향하게 했다.

KT가 마련한 '케이 라이브 엑스(K-live X·이하 케이 라이브)' 체험에서 취재진은 대형 스크린에 띄워진 농구 골대 표적에 실제 공을 맞춰 점수를 올렸고 마찬가지로 대형 스크린에 있는 가상의 사람을 표적으로 맞춰 피구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KT가 마련한 '케이 라이브 엑스(K-live X·이하 케이 라이브)' 체험 중인 취재진© 뉴스1 문대현 기자
KT가 마련한 '케이 라이브 엑스(K-live X·이하 케이 라이브)' 체험 중인 취재진© 뉴스1 문대현 기자

KT 관계자는 "MR(혼합현실)스포츠 체험존은 최근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활동 공간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병들이 가상현실(VR) 기술로 실내에서 사격 등 훈련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3억원 가량 들었다는 무인자율버스는 승차감이 훌륭했다. 버스 내에는 운전석도 운전자도 없었지만 차가 장애물을 인지하고 저절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실제로 주변에는 행사 참석을 위한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는데 무인자율버스가 이를 장애물로 인지해 부딪히는 일을 방지한 것이다.

탑승객들은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꿈의 무인차' 시대가 오는 건가"라며 연신 감탄을 쏟아내기 바빴다.
2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만난 무인자율버스© 뉴스1 문대현 기자
2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만난 무인자율버스© 뉴스1 문대현 기자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 등 8개 업체가 참가해 해사 인근 해상에서 진행하는 해상로봇 시연은 미식별 선박과 기뢰탐색 및 대응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미식별 선박 대응 국면에서는 발견 신고를 접수하고, 무인 항공기, 무인 수상정이 이를 식별하고 검색하는 과정을 시했한다.

기퇴탐색 및 대응 국면에서는 무인 수상정과 무인 잠수정이 기뢰를 탐색, 식별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해상에서 직접 모의 상황을 펼치면서 첨단 해양무기체계들을 선보인 것은 국내 방위산업전에서 볼 수 없었던 콘텐츠로 생도들과 시민들은 첨단 ICT 기술이 접목된 무인전투체계가 실제 작전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직접 보고 느꼈다.

◇실전과 흡사했던 '잠수함·함정 조정' 시뮬레이터 체험

이튿날에는 잠수함사령부를 찾았다. 체험 참가자들은 손원일급 잠수함을 견학한 뒤 잠수함 조종 시뮬레이터를 체험했다.

잠수함 조종 시뮬레이터는 VR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 실제 상황과 흡사한 훈련이 가능했다. 특히 실제 잠수함으로 훈련하기 힘든 비상상황 조치 및 대응 숙달 과정을 제공해 승조원들의 역량을 높였다.

이날 훈련에서는 잠수함이 수심 100m까지 긴급 출동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는데 작은 컨테이너 박스처럼 생긴 훈련장이 실제 잠수함이 심해로 내려갈 때처럼 앞으로 기울어져 몸이 자연스럽게 앞 쪽으로 쏠렸다.

내부의 안전바를 온 힘을 다해 안전바를 잡았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몸이 완전히 앞 쪽으로 고꾸라질 뻔 했다. 손에 온 힘을 준 약력때문인지 10여분 간의 훈련이 끝났을 때 본 기자의 손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훈련을 이끈 한 군 관계자는 "긴급 상황을 가정해 25도 기울기로 설정했다"며 "잠수함은 모든 실전이 승조원의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훈련을 늘 실전처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 중형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장보고-Ⅲ). (청와대 제공) 2018.9.14/뉴스1
국내 최초 중형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장보고-Ⅲ). (청와대 제공) 2018.9.14/뉴스1

잠수함사령부를 뒤로 하고 해군 교육사령부로 이동해서는 VR(가상현실)을 활용한 함정조정·항해훈련체계도 경험했다.

다양한 종류의 함정 및 항구 데이터베이스(DB)를 3차원으로 구현해 다양한 기후 상황하에서 함정을 조작하면서 조함을 숙달할 수 있었다.

이날 항해훈련은 호주 해상을 배경으로 진행됐는데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을 완벽히 재현한 시뮬레이터실에서는 오페라하우스 인근 해안가 전경이 구현됐다.

7대의 빔프로젝터가 시뮬레이션실 내부를 감쌌고 배가 전진하자 빔프로젝터에는 물살이 세차게 지나가는 모양이 나오면서 실제 배에 탑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어두운 야간 항해 상황도 연출됐는데 이날 훈련에선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까지 겹쳐 배가 전진하기 쉽지 않았다. 파도가 심하게 출렁이는 상황까지 겹쳐 본 기자는 실제로 멀미가 나는 기분까지 느꼈다.

해군 교육사 관계자는 "가시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라며 " 실제로는 가시거리가 안 좋더라도 함정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 훈련에서 충분히 연습한다"고 말했다.
VR을 이용한 함정조정 훈련. 훈련 상황을 야간으로 설정하니 실제 야간에 해상에서 항해하는 느낌이 든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VR을 이용한 함정조정 훈련. 훈련 상황을 야간으로 설정하니 실제 야간에 해상에서 항해하는 느낌이 든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국방부, 기존 시뮬레이터 훈련체계 더욱 진화시키기로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포함한 체험단은 1박2일 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해군 훈련에 접목돼 어떻게 훈련에 사용되고 있는지, 향후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 등을 체험했다.

이 기간 동안 고도화된 기술로 구현하는 실제와 유사한 전장환경의 연출에 대해 거듭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나 한편으로는 자연적인 변수 등 기술로 커버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기존의 시뮬레이션 훈련체계를 더욱 진화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국방개혁2.0'의 일환으로 지난 1월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단'을 구성해 총체적이고 전략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추진단은 국방운영, 기술·기반, 전력체계의 3대 혁신 분야에 걸쳐 총 8대 과제와 우선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기본 사업 60여개를 선정하고, 이들 사업에 대한 내년도 예산 및 중기계획 등을 반영하여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본사업 추진 로드맵과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이 포함된 종합 추진계획을 하반기에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해양방위산업전 및 스마트 네이비 컨퍼런스에서 허성무 창원시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글로벌 해양방위산업을 향한 방위산업 창원 비전 선언식을 실시하고 있다. (해군본부 제공) 2019.6.20/뉴스1
20일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해양방위산업전 및 스마트 네이비 컨퍼런스에서 허성무 창원시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글로벌 해양방위산업을 향한 방위산업 창원 비전 선언식을 실시하고 있다. (해군본부 제공) 2019.6.2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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