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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승무원, 원양선원 못지않게 힘들어요" 비과세 차별 헌법소원

항공사 승무원 헌재에 '해외비과세 헌법소원심판청구서' 제출
"비과세 한도 월 100만원…원양·외항선원의 3분의1"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19-06-19 16:23 송고 | 2019-06-19 16:24 최종수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국적 항공사 승무원(운항·객실)들이 국외근로비과세를 다루는 법률인 소득세법시행령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제선 항공근로자의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가 해외 건설근로자 및 원양·외항선근로자 등과 차별취급 받고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들은 항공산업 근로자도 시차문제, 방사선 피폭, 감정노동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어 다른 산업직군과 같이 공평한 조세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운항 및 객실 승무원들은 민간항공조종사협회를 중심으로 지난달 22일 헌법재판소에 '해외비과세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헌재는 이달 11일 이 사건을 재판부 심판에 회부키로 하고 위헌성을 정식으로 따지기로 했다.

승무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의 주요 내용은 국외근로자의 비과세 급여의 범위를 다루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6조제1항1조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제11조 평등권 등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현 소득세법 시행령 제16조에 따라 국제선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의 국외근로소득 비과세 범위는 월 100만원인 반면 해외건설노동자와 원양·외항선원의 비과세 범위는 월 300만원이다.

국제선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은 규정이 신설된 1976년부터 2005년까지는 해외건설노동자, 원양·외항선원과 같이 월 150만원의 국외 근로비과세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은 오히려 월 100만원으로 줄어들어, 업종별 격차가 3배에 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법 개정 당시 해외건설노동자와 원양·외항선원의 비과세 범위를 높이는 이유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들었다. 항공업계 종사자들 역시 극심한 시차 문제와 우주방사선 노출 등 열악한 환경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건설노동자, 원양·외항선원과 같이 공평한 조세제도 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항공기를 자주 타는 객실승무원의 경우는 다른 직군에 비해 우주 방사선에 많이 노출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도 방사선 노출을 막기 위해 항공기 승무원들의 연간 비행횟수와 시간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승무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 승무원의 경우 유방암, 피부암 등 암발생 빈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시차 불균형으로 인한 신체리듬 혼란과 방사선 노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객실승무원 특성상 성희롱, 욕설 등 감정노동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기일 항공안전정책연구소 소장은 "실제 이들의 근무환경을 조사해보니 시차 문제를 비롯해 방사선 피폭 문제, 감정노동 등 근무환경이 녹록치 않았다"며 "해외 건설, 원양어선 등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해당 산업은 과거보다는 일하는 환경이나 구조가 나아진 반면, 항공산업의 경우는 이같은 구조가 바뀌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또한 공평한 비과세 범위 적용을 주장하는 이유다. 해외건설노동자 등의 임금과 비교했을 때 조종사들은 비슷한 직급대비 별 차이가 없지만 항공근로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객실승무원은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들의 비과세 한도 관련 주장은 지난 2015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조종사협회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 등 9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법률개정요청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하지만 유의미한 결과가 없어 결국 헌법소원심판청구까지 이르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승무원이 선망의 직업, 항공산업의 꽃이라는 이미지가 가려져 다른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며 "헌재 심판을 계기로 향후 법 개정까지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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