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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으로 때리고 카톡에 '속시원ㅎㅎ'…막가는 직장갑질

[참다못해]㊤ 폭행·폭언 인격모독 괴롭힘 상상초월
하루평균 제보 70여건 "가래침 뱉고 목살 꼬집기도"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19-06-18 11:24 송고 | 2019-06-18 11:39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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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xx놈아 잘못했으면 가만 있어. 어디 바락바락 xx 대들고 있어 이 xxx아. 그러면 내가 컴퓨터 안에 넣고 xx 썩힐려고 올리라했나? 돌겠네 xx"
퇴근 후 걸려온 전화를 받은 직장인A씨는 11분이 넘는 욕설과 폭언에 할 말을 잃었다. 작성한 매뉴얼을 카페에 올리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시작된 사장의 갑질은 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며 다가와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직장인 A씨는 직장갑질119 신고 센터를 찾았다.

직장에서 지위를 이용해 아랫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갑질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에 하루평균 70여 건의 제보가 들어온다고 한다. 올 들어 5월까지 접수된 제보를 유형별로 나눴더니 32가지나 됐다. 

그동안 '태움'으로 인한 간호사 자살사고, 항공사 임원의 갑질 등이 있었지만, 마땅한 법안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이를 위해 지난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7월 16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18일 직장갑질119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피해 사례는 물건을 던지거나 책상을 치는 등 신체적인 위협을 가하는 '폭행', 욕설이나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폭언' 등의 인격모독 갑질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한 피해자는 "기계조작과 같은 위험한 일은 경각심을 줘야 한다며 '목소리가 왜 이렇게 개미xx 만하냐' '아 xx xx 짜증나네' '니는 뭐하는 xx야 아직도 이것도 할 줄 모르냐'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며 "가래침을 뱉고 목살을 꼬집는 등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어 "인사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시킬 수 있는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계약직인 저를 괴롭혔다"며 "출근 전날 밤이면 다음 날이 걱정돼 잠을 잘 수 없었고, 결국 정신과 약물을 복용중이다"고 호소했다.

'물리적 폭력' 역시 부지기수로 일어나지만, 사업주와 동료들의 방관으로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한 제보자는 "직장 상사가 주먹으로 때리고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속시원 ㅎㅎ'로 바꿔놓았다"며 "경찰에 신고할 줄 알았으면 몇 대 더 때릴걸이라는 폭언을 했으며 이후에는 대놓고 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병원 원장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방관하기만 했다"며 "노동청 대표번호로 전화를 해 상담을 하고싶어도 각 부서별로 떠넘기기 바빠 답답했다"고 덧붙였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1년에 1회 이상 실시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위한 '괴롭힘 상담원' 선임 △피해자 심리 치료 등 '모범 취업규칙 제정' 을 제시했다.


r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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