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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경제 '젖줄'인데…'전자파 괴담' 데이터센터는 유해시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 확산 위한 투자 활발
과학적 근거없는 '전자파 괴담'에 혁신역량 제동 걸릴까 우려

(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2019-06-18 07:30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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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지역 주민 반대로 네이버의 사업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데이터 경제'의 핵심 인프라가 '유해시설'로 오인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 외에도 삼성SDS 등 다수 국내 IT기업들이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거나 추진 중에 있다. 클라우드를 비롯한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을 밀집해놓은 시설로 데이터를 저장·관리·처리·유통하는 핵심 인프라다.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신기술 확산에 필수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ICT 장비와 전력장비 산업 등의 수요시장이 되는 중요한 기간산업이다.

특히 데이터가 산업 성장의 촉매 역할을 하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역시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2015년 1253억달러에서 연평균 10.7% 성장해 2020년 2850억달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15년 2조80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4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대기업 데이터센터 설립 줄이어…신사업 성장 촉매 역할
국내 대기업들도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데이터센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는 지난해 2월 착공한 강원도 춘천 데이터센터가 오픈도 하기 전에 지난 4월 경기도 화성시에 6번째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229억원 규모의 토지 매입계약을 체결했다. 춘천 데이터센터 건립에 998억원을 투입했고 기존 상암 데이터센터의 서버룸 증설에도 625억원을 썼다.

클라우드를 비롯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IT 신기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성SDS가 지난해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IT서비스 기업 순위 22위까지 뛰어오른 데는 이같은 '4대 IT 전략사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배경이 됐다.

비슷한 이유로 신세계I&C가 644억원을 투입해 올해 김포에 새 데이터센터를 열고, 롯데정보통신도 2020년 완공을 목표로 500억원을 투입해 용인에 제4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이 회사들은 데이터센터 신설을 계기로 국내 클라우드 사업 확장과 글로벌 기업 유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IT서비스 계열사들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며 전방에 나서고 있다"며 "신기술을 도입해 지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그룹의 디지털 전환 역량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쌓은 노하우로 외부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 없는 '전자파 괴담'…디지털 혁신 발목 잡나

네이버 역시 데이터센터 신설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로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 반대로 인해 데이터센터 사업이 무산되면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1조9407억원에서 올해 2조3427억원 규모로 20% 이상 성장하고, 오는 2022년에는 3조723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규제 문턱이 낮아지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시장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과 맞서던 네이버는 매출이 이제 막 성장세를 타려는 차에 손발이 묶이게 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한 것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클라우드 시장 대응을 위해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총성없는 전쟁'으로 분주한 상황에서 결사반대를 외치는 지역주민 달래기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토로다. 당장 '대안 부지' 찾기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업계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주민들이 '전자파 괴담'까지 내세워 데이터센터 설립을 막은 이번 일로 지역주민들의 '님비' 현상이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극저주파가 인체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고 실제 도심에 위치한 유사한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전자파 측정 결과에서도 유해기준은 물론 헤어드라이기나 휴대용 안마기보다도 낮은 수치가 확인됐다.

대부분 선진국에서도 전자파로 인한 피해가 건강피해로 입증된 바가 없다. 단순히 피해발생 우려나 개연성, 위험예측 만으로는 손실보상의 법률문제가 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고압선 설치에 따른 전자파에 관한 보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도심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심지어 내부에 어린이집을 둔 곳도 있는데 전자파 위험은 어불성설"이라며 "측정결과까지 공개했는데 일방적으로 위험성을 주장하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밖에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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