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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정정용 감독 "패배는 선장 탓…선수들은 더 빛날 수 있었다"

(바르샤바(폴란드)=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6-16 18:45 송고 | 2019-06-16 18:49 최종수정
귀국길에 오른 정정용 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U-20 축구대표팀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와 함께 이강인 선수는 아시아 선수 최초 골든볼을 수상했다. 2019.6.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귀국길에 오른 정정용 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U-20 축구대표팀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와 함께 이강인 선수는 아시아 선수 최초 골든볼을 수상했다. 2019.6.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이라는 눈부신 이정표를 세웠으나 정정용 감독은 계속 미련이 남는 모양이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 패배(1-3)에 대한 아쉬움이 잠을 청하는 내내 자꾸 머리를 맴돌았고 고백했다. 미안함에 선수들과의 아침식사도 건너 뛰었다. 이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마지막'이기에 더더욱 눈에 밟혔다.

폴란드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친 정정용 감독은 16일 오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바르샤바 공항에서 가진 현지 마지막 인터뷰에서 "정리하자면, 결론은 감사하고 고맙다"고 여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정 감독은 "고마움은 목이 터져라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보내는 마음이다. 미안한 감정은 당연히 선수들에게 있다. 선장인 내가 마지막에 욕심을 부려서 목적지 근처에서 방향이 좀 틀렸다. 그게 미안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정정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어제 잘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결론은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것이다. 감사함은 목이 터져라 응원해준 국민들에 대한 마음이다. 미안함은 고생한 선수들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빛날 수 있었을 텐데 선장인 내가 좀 욕심을 부렸다. 도착지에 잘 왔는데 마지막에 방향이 좀 틀렸다. 그게 미안하다.

-선수들에게 아침에 무슨 이야기를 했다.
▶볼 낯이 아니라 처음으로 식사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인사했다.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랬나  
▶그렇다. 선수는 감독이 지시한 것에 따르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내가 효율적으로 운영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이 선수들과 지낸 시간이 길어서, 생각이 더 복잡했다. (우크라이나 경기 전까지 출전이 없었던)이규혁 같은 경우는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싶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이규혁 기용은 경기 전부터 준비한 것인가
▶(출전시키지 못해서)늘 마음에 짐으로 남아 있었다. 골키퍼도, 만약 우리가 3/4위전으로 갔으면 다른 선수로 교체했을 것이다. 사실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니까 좀 다르다. 그러나 필드 플레이어는 될 수 있으면 뛰어야한다. 참가의 의의도 중요하지만 경기에 나서야하는데, 그간 (이규혁과 같은 포지션인) 최준이 워낙 잘했다. 그래서 규혁이의 포지션 변경까지도 염두에 두고 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측면의 활로 모색이 필요한 타이밍이었는데, 투입하니 생각처럼 잘 안됐다. 축구가 이처럼 뜻대로 안 된다. 

-앞서 6경기나 잘했는데, 덜 미안해도 되는 거 아닌가
▶이 경기가 마지막이니까 생각이 났다. 선수들에게도 마지막의 모습이 좋아야한다고 했는데 아쉽게 됐다. 하지만 이런 미련을 좀 가지고 돌아가면 그것이 발전에 도움도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이고 더 큰 꿈을 꿔야할 선수들이다.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 하겠다.

-지도자로서도 의미 있는 대회였을 것 같다
▶이보다 더 큰 경험이 어디에 있겠는가.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것, 좋은 것과 나쁜 것 등 모든 것을 경험했다. 다만 자꾸 준우승하는 버릇이 생기면 안 되니 다음에는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들어가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너무 쉬고 싶다. 편두통이 심해져서 귀도 잘 안 들린다. 이제 머리 비워야한다. 재충전하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다시 준비하겠다.

-가족이 뭐라고 이야기하던가
▶가족이니까 잘했다고 한다. 경기 전에는 이기라고 하지만, 끝나고 나면 잘했다 자랑스럽다 해준다. 그것이 큰 힘이 된다. 내가 2가지를 못한다. 가정을 잘 챙기면서 축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앞으로는 힘들어도  2가지 다 해야 할 것 같다. 돌아가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갖겠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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