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여성운동 태두' 이희호 여사 추모물결…"헌신으로 약자 감싸"(종합)

전국서 찾은 여성들 "여성 활동 보고 지지하게 돼"
"여성운동은 고인이 몸바친 민주화투쟁과 궤 같이해"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2019-06-11 18:52 송고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져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져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6·10 민주항쟁 32주년 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향년 97세로 소천(召天)했다. 11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마포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1세대 여성운동가인 그를 애도하고 기리기 위한 사회 각계각층의 발길이 저녁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복도는 공식 조문시간보다 3시간 빠른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깊은 슬픔 속에 정관계 인사들과 시민단체 등의 조문 행렬로 분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애도사를 내고, 흰 국화로 추모의 뜻을 더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정당 대표는 오전에 빈소를 찾아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오후 2시쯤에는 법륜 스님,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을 포함한 종교계 인사들도 조문을 마친 뒤 침통한 표정으로 떠났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스님)은 "이 여사는 모든 종교의 공통적 가치인 '사랑'과 '배려'로 장애인, 여성의 인권운동에 앞장섰다"며 "격동의 세월 속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특히 이날 빈소에는 이 여사의 민주화 족적을 기리기 위해 전국에서 올라온 여성들의 추모물결이 이어졌다. 부산에서 동료 활동가 3명과 빈소를 찾은 여성운동활동가 손민씨(30·여)는 "페미니즘 운동 역시 이 여사가 평생을 힘써온 민주화 운동과 본질이 같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천안에서 올라왔다는 최모씨(60·여)는 "처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라고만 생각했으나, 여성의 사회진출과 권익 신장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보고 지지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 여사가 총무를 역임했던 대한여자기독교청년회(YWCA)에서는 7여명의 조문객이 찾아와 1시간여 영정 사진 앞에서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한영수 YWCA연합회 회장은 "법적으로 여성들이 인권을 제대로 가질 수 있도록 가족법 개정을 추진하고, 혼인신고를 독려해 당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보호했다"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세계인권도시포럼,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시민단체도 성명서를 내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해 애썼던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고단했지만 의미있는 삶을 펼쳐준 (이 여사에게) 온 마음으로 감사하다"라고 추모의 뜻을 더했다.

오후 5시 쯤 빈소를 찾은 민갑룡 경찰총장은 "괜찮아지셨다고 회복되셨다더니 갑자기 이렇게 되실 줄 몰랐다"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아울러 가수 하춘화, 배우 문성근, 김한길 전 의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등이 조문했다.

한편 이 여사 장례 마지막 날인 오는 14일 오전 6시부터 발인형식 없이 운구절차에 들어간다. 이후 오전 7시에 신촌 창천감리교회에서 장례예배 후 동교동 사저를 거쳐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곁에 안장된다.


rnki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