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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존재의 궁금증…전동균 '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과 함께'

[신간]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9-06-08 11:20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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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성의 언어와 선명한 이미지로 독자적이면서도 빼어난 서정의 세계를 펼쳐왔다는 평가를 받는 중견시인 전동균. 그가 백석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처럼 낯선'(2014) 출간 이후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삶의 비의와, 존재의 근원을 파고드는 자각과 통찰의 심오한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신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종교적 감성이 두드러진 시가 적지 않다. 시인이 가톨릭 신자이기는 하나 종교적 죄의식 등에 침잠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눈길은 종교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금-여기'의 현실, 어둑하고 신비한 삶의 안쪽이다.

그렇게 시인은 현실에 대한 비극적 인식 속에서 삶과 인간 존재의 궁극적 의미와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묻는다.
그렇지만 시인은 슬픔과 고통뿐인 삶이라 할지라도 "이 세상에 사람으로 와 기쁘다고"('떨어지는 해가 공중에서 잠시 멈출 때' 중) 말한다.

또한 시인은 "곁에 있어도 안 보이는 것들"('잊으면서 잊혀지면서' 중)처럼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을 생각하면서 타자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다.

전동균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존재에 대한 성찰과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또한 이것을 관념이 아닌 일상과 현실 속 서정의 언어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동균 시인은 1986년 등단해 시집 '오래 비어 있는 길'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거룩한 허기' '우리처럼 낯선' 등을 냈다. 백석문학상과 윤동주서시문학상을 수상했다.

◇ 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과 함께 / 전동균 지음 / 창비 / 9000원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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