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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개종' 이란 난민 "숨지 않고 난민 이야기 전하고파"

인권위, 4일 '혐오차별 예방 '마주' 캠페인' 열어
작년 10월 난민지위 인정 김민혁 학생 등 사연 발표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19-06-04 17:19 송고
인권위의 '혐오차별 예방 마주 캠페인 행사'에 참여한 김민혁학생(이란난민), 김지유(정신여고 1학년), 오현록(아주중학교 교사),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정강자 (혐오차별대응특별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인권위 제공 © 뉴스1
인권위의 '혐오차별 예방 마주 캠페인 행사'에 참여한 김민혁학생(이란난민), 김지유(정신여고 1학년), 오현록(아주중학교 교사),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정강자 (혐오차별대응특별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인권위 제공 © 뉴스1

"제가 지금까지 잊지 못하는 인터넷 댓글이 있습니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요. 그 댓글은 잊히지 않고 가슴에 박혔습니다."
김민혁군은 이란 난민이다. 2010년, 7살이 되던 해 한국으로 왔다. 기독교로 개종한 그는 다시 이란으로 갈 수가 없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는 타 종교로 개종하면 중죄에 해당하기 때문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4일 오후 3시30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마련한 '혐오차별 예방 마주 캠페인 행사'에서 김군은 '혐오차별 대항문화 만들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현재 송파공업고 1학년 학생인 김민혁군은 난민과 관련해 숱한 차별을 겪었다고 이날 고백했다. 난민 신청을 했지만 불인정 됐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는 이를 기각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김군을 위해 오현록 아주중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이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김군은 지난해 10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김군은 "그 동안의 힘듦이 저에게 문제를 발견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제 경험을 사람들 앞에 나서서 공유하고 더 이상 숨지 않겠다. 난민과 이주민의 이야기를 한국 사회에 널리 전파하겠다"고 이날 행사에서 말했다.

또 김군의 난민 심사를 위해 나섰던 친구 김지유 학생과 오현록 아주중학교 교사도 이어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지유양은 "6월 초 예멘인들이 언론에 등장했다. 인터넷은 난민을 반대하는 글들로 도배가 됐다"며 "(같은 학교 친구였던) 복도에서 마주친 민혁의 얼굴에 우리는 무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양은 "공정하게 심사만 받으면 살릴 수 있는 (민혁이의) 목숨이 편견과 부주의 속에 짓밟히는 것에 분노했다"며 "우리는 학생회를 소집했고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당시를 기억해냈다.

오현록 교사는 "난민 문제는 매우 특수한 인권문제다. 이들은 국가에 귀속되어 있지 않는 특수한 사람들"이라며 "언제든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있고 취업의 기회고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또 "민혁군이 난민인정을 받아낼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민혁군과 함께 한 친구들이었다"며 시민사회와 정부에 난민에 대한 연대와 관심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이 혐오와 차별에 대한 생각 등을 적은 카드를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인권위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돌아보고 다름을 인정하며 혐오차별에 대항하고 연대한다는 취지에서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suhhyerim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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