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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 "덜 유해한 담배 필 권리 있다"…제품 개발에 6.8조원 투자

가열 방식 담배로 유해성 ↓…"흡연자에 대안 제시"
무연(無煙)의 날 선언…"연구 내용 공개, 검증 환영"

(뇌샤텔=뉴스1) 윤수희 기자 | 2019-06-04 12:00 송고
야첵 오자크 PMI 최고운영책임자(왼쪽)와 마리안 살즈만(Marian Salzman)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석부사장/ © 뉴스1

"'세계 금연의 날'이 '세계 무연(無煙, No Smoking)의 날'로 진화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UNSMOKE'할 시간입니다. 담배 연기로부터 자유로운 행성을 만드십시오."

◇"담배도 덜 유해할 수 있다…'무연(無煙)' 시대 와야"

야첵 오자크 PMI 최고운영책임자(Jacek Olczak, Chief Operating Officer)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뇌샤텔에 위치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연구·개발(R&D) 센터 '큐브'에서 열린 '무연(無煙)의 날'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무연의 날'은 이념적인 차이를 잠시 내려놓고 과학 기술을 활용, 흡연으로 인한 유해성 문제를 효과적이고 의미있는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제정됐다. 금연의 날을 무연의 날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담배가 건강에 유해하다고 알리는 다양한 캠페인과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전히 담배를 피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2025년까지 흡연자가 여전히 10억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PMI 역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가장 건강에 좋다는 점을 부인하진 않는다. 다만 그렇지 못한 흡연자들이라면 더 나은 대안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리안 살즈만(Marian Salzman)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석부사장(Vice president, Global Communications)은 "무연의 날 캠페인은 일반 담배를 없애는 것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당국자들이 하루 아침에 생각을 바꾸지 않겠지만 단순히 끊으라 말하는 것은 너무 쉬운 방법"이라며 "끊을 수 없는 흡연자 역시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첵 오자크 COO는 "성인 흡연자들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된 대안 제품을 사용할 권리와 그들의 결정을 돕는 최신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며 "금연 생각이 없는 흡연자들이 대안 제품으로 완전히 전환하길 독려함으로써 일반 담배를 없애고 연기 없는 미래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이라 길크리스트(Moira Gilchrist)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과학 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역시 "흡연자들은 모든 관련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한다"며 "정보를 감추는 것은 가장 해로운 일반 담배를 지속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뇌샤텔에 위치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의 연구·개발(R&D) 센터 '큐브'© 뉴스1

◇유해성 저감 제품에 6.8조원 투자…"연구 검증 환영"

PMI는 흡연의 주된 문제를 담배가 아닌 담배를 태우는 것에서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 흡연과 관련된 질병의 주요 원인인 유해한 화학 물질이 들어간 연기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아이코스는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이다. 에어로졸에 함유된 니코틴과 향료는 일반 담배에 비해 낮은 유해 물질이 함유됐다. PMI는 아이코스 역시 유해하고 중독성이 있지만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며,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미국 FDA로부터 아이코스의 미국 내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일반 담배를 피는 소비자들이 아이코스로 전환할 경우 덜 해롭다는 사실을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설득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모이라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모든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이 내용은 다양한 저널에 실리고 있다"며 "과학계에서 PMI의 연구를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검토, 검증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덜 유해한 대안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PMI의 노력은 연구·개발(R&D) 센터 '큐브'나 투자 비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건립한 큐브는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PMI의 과학 전진기지다. 현재 전 세계에서 온 430여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유해성이 적은 대안 제품을 연구 중이다. 큐브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제약이나 생명과학 등 과학에 관련된 일을 했던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PMI가 유해성 저감 제품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약 6조8000억원이다. 2014년 출시한 유해성 저감 제품 아이코스는 PMI의 전체 판매 규모 중 4%, 수익 규모에서는 14% 정도를 차지한다. PMI는 전체 자원의 60%를 아이코스를 비롯한 유해성 저감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수익 구조 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보니 영업이익이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 PMI의 판단이다. 

PMI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반 담배에서 유해성 저감 제품으로 '완전 전환'이다. PMI는 "아직 많은 국가에서 대안 제품을 판매조차 할 수 없어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2025년까지 1억4500만명의 필립모리스 고객 중 4000만명을 아이코스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PMI는 2014년 아이코스를 출시하며 덜 해로운 제품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실제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다. 아이코스는 현재 47개 국에 판매 중이며 올해 1분기까지 730만명이 아이코스로 완전 전환했다. 일본의 경우 아이코스 사용자 98%가 기존 흡연자였는데, 그 중 75.1%가 아이코스로 완전히 바꿨다. 

© 뉴스1

◇"덜 유해한 담배 개발로 책임 피하나" 비판도


하지만 비판은 여전하다. 그동안 전세계 사용자들이 유해한 담배에 중독된 것으로 부를 축적해온 PMI가 해당 수익을 덜 해로운 제품 개발에 투자, 그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해로운 일반 담배를 흡연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수익을 얻다가 이제와서 아이코스를 개발해 덜 유해하다고 홍보하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아예 판매를 중단한다 해도 흡연자는 다른 일반 담배 제품으로 바꿀 뿐"이라며 "모든 흡연 인구가 더 나은 대안 제품으로 전환한다면 일반 담배 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담배 산업이 TV 광고 등에서 많은 제약을 받지만 SNS로 쉽게 정보를 얻는 미성년자가 덜 해롭다는 취지의 마케팅으로 인해 담배에 접근하기 더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미성년자들은 절대 니코틴을 사용하지 말아야한다는 점에 대한 교육 및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정부 당국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길크리스트 부사장은 "아이코스는 비 흡연자를 위한 제품이 아니고 이들의 담배 제품 사용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전혀 없다"며 "우리의 목적은 흡연 인구를 전환시키는 것이지 담배 산업의 성장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y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