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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 역할 부족"…민간단체 접촉서 개성공단 등 답답함 토로

23일 中 접촉서 개성공단·인도적 지원 문제 언급
6·15 남측위 "北 요구는 담백…정상회담 합의 이행하라는 것"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2019-05-27 13:33 송고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민간단체가 처음으로 접촉한 자리에서 북측이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등의 문제를 두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3일 중국 선양에서 북측 인사들과 진행한 정책협의 결과를 설명했다. 

당초 북측은 23일 남측 민간 인사들과 실무접촉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가 다시 협의에 응하면서 '깜짝' 협의가 이뤄졌다. 북측이 당시 취소를 통보한 배경으로는 이번 실무접촉에서 민간단체 일부가 남북관계를 중재하거나 인도지원으로 합의를 도모하겠다는 식의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측위 조성우·한충목 단장에 따르면 북측은 당시 정책협의에서 남측과의 대화를 비롯해 교착 국면에 빠진 북미 대화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측이 '남측 정부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돈독하다(면서도) 당사자로서의 이런 저런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이 공단의 재개 추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한 단장은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이) 재개하는 것은 아니고 눈으로 보는 '조사'라고 했지 않나. 과연 그런 것이 (남북간) 합의에 맞는 것이냐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북측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단장은 "이번 (접촉 당시) 이야기는 아니지만 10여년전 북측이 '남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자기를 빛내고자 하는 자들은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다'고 한 일이 있다"며 "'인도적 지원'이 갖는 여러 메타포가 있지 않나. 남측의 이런 저런 움직임이나 발언들이 (북측에서 받기) 불편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단장은 "(대화) 교착을 풀기 위한 해법이 '대북 인도적 지원'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남북간, 정상간 합의했던 내용과 북미간에 합의내용 속에 식량지원은 없지 않나. 합의문으로 돌아가야 이 국면을 풀 수 있다는 접근이 옳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북측은 "조선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게 우리가 가진 핵인가. 조선반도의 평화를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오래된 조미(북미) 관계, 군사적인 오랜 적대적 관계가 지금 조선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부차적인 지원문제 등을 전면화하면 일이 되겠습니까"라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측은 "우리는 약속을 지킨다. 우리가 약속을 어긴 일이 있나. 이제까지 미국이 지키지 않았다"며 "(현 상황이) 싱가포르(합의) 이전으로 돌리고자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단장은 "(북측이) 아주 뭐랄까, 절규하듯이 그런 말을 했다. 아주 절실하더라"라며 "6·15 (행사를) 계기로 해서 (북측이) 여러가지 진도를 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실무협의가)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한 단장은 "두시간 정도 (북측과) 이야기 하는 동안 제가 느낀 것은 북측이 요구하는 것은 담백하다는 것"이라며 "남북·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그대로 지키지 않고 대북 식량지원을 먼저 한다는 식의 에둘러 가는 방식 등 대북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현재 국면을 타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로선 남북 당국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을 때 얼마나 감격했었나"라며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서로 진지하게 선언에 담긴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논의가 진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측위는 북측과의 정책협의에서 6·15 19주년 행사를 평양에서 공동 진행하자는 것과 금강산 방문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에 대해 "조건이 마련되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북 민간 정책협의에는 남측에서 조성우·한충목 단장 등 10명이, 북측에선 양철식 6·15 북측위 부위원장 등 5명과 해외측 차상보 부위원장· 조선오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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