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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의혹' 관련 이재용 통화 복원…'맞춤 회계보고서' 분석도

바이오사업과 현안 직접 보고받고 지시한 정황 담겨
회계보고서엔 실체 없는 바이오사업에 3조 가치 부여

(서울=뉴스1) 이유지 기자 | 2019-05-23 12:13 송고 | 2019-05-23 13:41 최종수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1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 전 대기업 총수들과 티타임을 갖기 위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가 증거인멸한 폴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육성 통화 파일을 복원했다.

2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삼성바이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예상되던 시점 삼성에피스가 삭제했던 '부회장 통화결과' 폴더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임원과 통화한 음성파일을 디지털포렌식으로 복구해 분석 중이다.

검찰이 복원한 다수 파일 중 삼성에피스 임원과의 통화내용에는 바이오 사업 및 해당 회사 현안에 대해 이 부회장이 보고받고 지시한 정황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를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삼성에피스 등을 직접 관리해온 증거로 보고, 조직적 증거인멸에도 관여했는지 살피는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고발하자 삼성에피스 재경팀 소속 직원들이 '부회장 통화결과'를 포함해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등에 저장된 파일 2100여개를 삭제한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삭제된 파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계획 공표 방안' '상장연기에 따른 대응방안' '바이오젠 부회장 통화결과' '상장 및 지분구조 관련'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상장현황' 등이 포함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상당수의 파일 복원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지시·실행한 혐의를 받는 삼성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는 지난 20일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의 지시를 받고, 직원들의 업무용 이메일과 휴대전화에서 'JY' '합병' '바이오젠' '콜옵션' 등의 단어가 포함된 문건 등을 삭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윗선으로 지목되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와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을 상대로 전날(22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후 윗선을 추궁,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직접 자회사 사업까지 관리해온 증거가 나온데다,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증거인멸을 주도한 정황이 드러나 추후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먼저 소환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과 삼정케이피엠지가 지난 2015년 5월 작성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보고서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제일모직과 관련해 실체가 없는 '바이오사업부(신수종사업)' 영업가치를 3조원가량으로 산정해,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담겨있다.

에버랜드가 보유한 동·식물을 이용해 바이오 소재와 헬스케어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당시 구상 수준이었던 이 사업은 합병 시점부터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회계법인이 삼성의 요구에 따라 맞춤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 의심하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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