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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판길 뇌연구원장 "기초연구와 임상간 데스밸리 막겠다…융합연구 강조"

서판길 뇌연구원장, 취임 후 첫 간담회.."역중개 연구 트렌드 반영"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9-05-14 15:23 송고
서판길 뇌연구원장이 14일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뇌연구원 제공)© 뉴스1
서판길 뇌연구원장이 14일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뇌연구원 제공)© 뉴스1

"뇌 연구를 하다보면 기초연구가 임상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데스밸리'가 흔하게 존재합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하면서 반대로 임상에서 기초연구로 이어지는 연구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뇌연구원은 기초연구자와 임상연구자가 공존해 '역중개 연구'가 가능한 연구원으로 거듭나 인류 복지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서판길(67) 한국뇌연구원장은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초과학의 연구결과를 임상과학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계해 주는 연구인 '중개연구'를 역발상한 '역중개 연구'의 개념을 강조했다.

서 원장이 강조한 역중개 연구는 임상연구에서 나타난 현상을 실험실 차원에서 기초연구를 통해 원인을 밝히거나 증명하는 연구를 말한다. 예를들어 환자에게서 치매 증상이 나타났다면 같은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아 이를 다시 실험실에서 기초연구를 통해 원인이나 치료법을 찾는 방식이다.

서 원장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개연구에서 역중개 연구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를 조직개편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12월 취임한 서 원장은 연구원 조직개편을 구상중이다. 서 원장은 "현재 연구원 조직은 연구부서가 19개로 나눠져 기초연구 따로, 임상연구 따로 산재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를 9개의 연구그룹으로 추려 역중개연구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는 융합연구그룹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1개는 기초연구자부터 개발·응용 연구자, 연구임상연구자 등을 망라해 주제별로 분류할 예정이다. 연구주제는 △치매 △노화 △발달장애 △퇴행성뇌질환 △신경회로그룹 △감각운동 △인지과학 등으로 나눈다. 이러한 계획은 오는 5월 말 이사회를 통해 조직개편에 대한 안건이 승인되면 바로 연구원에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서 원장은 "각 그룹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획안을 꾸리고, 그 계획을 통해 인류 삶에 접목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뇌연구는 우리 연구원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이러한 변화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서 원장에게 한국뇌연구원은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11년 한국뇌연구원이 설립될 당시 서 원장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사로서 연구원 설립에 관여했다. 한국뇌연구원의 이름에 '과학'을 넣지 말자는 의견을 낸 것도 그의 철학때문이다. 서 원장은 "연구원의 목적은 과학만 하는 게 아니라 기초·개발·응용·임상은 물론 뇌연구에 대한 '허브'역할까지 하는 것을 고려해 현재 이름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대구에 위치한 한국뇌연구원이 타지역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연구공간이 될 수 있도록 유일한 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보였다. 서 원장은 "서울이나 수도권 연구자들이 우리연구원이 지역(대구)에 있어서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들을 유인할 수 있도록 고유의 연구장비는 물론 풍족한 연구환경, 생활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설립 중인 우뇌센터, 뇌연구실용화센터 등이 오는 2022년까지 구축되면 국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국외 과학자들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200여명인 연구자를 300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월에는 국제뇌과학기구(IBRO)가 주관하는 '제10차 세계뇌신경과학 총회'(The 10th IBRO)도 대구에서 개최된다. 서 원장은 "이번 행사에는 70개국 3000여명의 뇌과학자가 모이는 만큼 연구원의 국제적인 뇌연구 협력이 활성화되고 우리의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서 원장은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의과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포항공대(포스텍) 생명과학부 교수를 거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직을 약 30여년간 수행했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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