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라멘이 과학이라면' 표지 |
우리가 평소 즐겨먹던 라면이 왜 맛있는 지 생각하면서 먹어본 적 있는가. 신간 '라멘이 과학이라면'은 일본의 라멘을 너무 좋아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라멘을 깊숙하게 파고드는 미식 탐구서다.
우리에게 라면이 그렇듯, 라멘은 명실상부 일본의 국민 음식이다. 일본 전역에 약 5만개의 라멘 전문점이 성행하고, 연간 생산되는 인스턴트 라멘은 약 56억 개에 달한다.
일본뿐 아니라 라멘의 인기는 전 세계적이다. 일 년 동안 소비되는 인스턴트 라멘의 수는 무려 약 977억 개다. CNN이 실시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선정한 설문조사에서도 라멘은 떳떳히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많은 맛집과 고급 식당을 제치고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한 개의 평가를 받은 라멘 가게도 있다.
저자는 '라멘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료를 많이 사용하면 할 수록 국물 맛이 좋아질까' '술을 마시면 왜 라멘이 더 당길까' 등의 소소한 궁금증의 답을 구하기 위해 유명 라멘 가게부터 라멘 박물관, 제조 회사, 대학 연구소, 맛 칼럼리스트, 라멘 오타쿠까지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만난다.
그리고 다양한 과학 원리와 인문 상식을 통해 국물 맛을 좌우하는 감칠맛의 메커니즘, 온도와 맛의 상관관계, 화학조미료와 인스턴트 라멘 제조 기술 등을 들여다본다.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라멘을 먹을 때 나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 분석과 일본의 '면치기' 문화까지 속속들이 살펴본다는 점이다.
면치기란 면을 입에 넣은 뒤 빨아들이듯 먹는 방법인데 이때 나는 소리를 일본에서는 '즈루즈루', 우리나라에선 '후루룩'이라고 표현한다. 즉 후루룩 먹는 것이 면치기다.
"일본의 맛국물은 다른 나라의 것에 비해 매우 심플하다. 그만큼 향이 약하기 때문에 아미노산의 감칠맛을 더 강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기와 냄새를 고속으로 뒤섞어 증폭시켜야 한다"(본문 중에서) 라멘과 라면은 물론 면 종류의 요리를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지적 허기까지 채워주는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라멘이 과학이라면 / 가와구치 도모카즈 지음 / 하진수 옮김 / 부키 펴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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